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을 두고 불거진 이른바 '공정 논란'에 침묵을 지키던 청와대가 반박에 나섰다. 이철희 정무수석이 "공정이냐, 불공정이냐의 프레임으로 볼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다.
청와대의 반박 근거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청년 정책을 당사자인 청년이 고민하겠다는 취지이며 ②별정직 정무직은 시험을 거치지 않으며 ③박 비서관은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 수석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년비서관에 청년을 (임명) 안 하면 누굴 하나. 어른이 맡으면 그건 공정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청년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겠다' '소통의 창구로 삼겠다'는 일종의 당사자주의인데 왜 불공정하다고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즉 '청년 감수성'을 정책에 불어넣을 인물로서 박 비서관은 오히려 '적합한 인물'이라는 얘기다.
청와대 입성 과정에 대한 국민의힘 등의 문제 제기에는 "이런 자리를 시험 등 경쟁 절차를 거쳐 뽑을 수는 없지 않나. 야당도 집권했을 때 정무직을 시험으로 뽑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치적·정책적 필요에 따라 채용하는 '별정직 공무원'직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수석이 "(박성민 비서관 임명이) 다른 사람의 자리를 뺏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되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험 등의 경쟁을 아예 건너뛴 사례가 아니라는 청와대 설명이다. 박 비서관은 2019년 8월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공개 오디션을 거쳐 중앙정치에 입문한 바 있다.
'자질 논란'에도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박 비서관은)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역임하며 청년 목소리를 대변하고, 내부에서 쓴소리를 했다"며 "사회적 검증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다만 '진짜 임명될 만한 인물이었는지'에 대해선 추후 판단할 영역이라고 했다.
21일 임명 발표와 함께 박 비서관을 둘러싼 공정 논란이 제기됐다. 그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아온 청와대가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은 이번 논란이 '부당한 공세'인 측면이 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남성들의 '여성 혐오' 정서가 이번 시비에 짙게 반영돼 있다고 본다. 이 수석은 "공직에는 화려한 스펙을 가진 남성 엘리트가 임명돼야 한다는 편견이 껴 있는 것 아닌가"라며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소위 '이남자(20대 남성)의 공격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와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이후 청와대의 약한 고리로 지목돼온 '공정' 이슈와 박 비서관 임명을 연계하려는 것에도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다른 청와대 인사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절차를 핑계 삼아 '내로남불' 프레임을 문재인 정부에 덧씌우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불공정' 낙인에 따른 소모적인 논란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으로 전환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