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 일정 '결단의 시간'... 송영길 ‘민심’ 앞세워 직진하나

입력
2021.06.24 21:00
5면

대선후보 경선 연기 여부를 둘러싼 결단을 하루 앞둔 24일 더불어민주당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줄곧 '현행 당헌대로'라는 입장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란의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주축인 비(非)이재명 측은 지도부의 '연기 불가' 결정을 대비해 당무위원회 소집 준비에 들어갔다.

'9월 선출 우세' 여론조사 받아든 宋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문희상·이해찬 등 당 상임고문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선경선기획단이 구체적인 일정안을 보고하는 25일 논란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송 대표는 찬반이 첨예하게 갈린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이른바 '민심'에 따르는 결단을 내려왔다. 지난달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최소 1명은 낙마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게 대표적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성난 부동산 민심을 고려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로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에게 '탈당 권유'라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고, 강성 지지층과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도 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안을 관철시켰다.

리얼미터가 지난 19, 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시기를 물은 결과,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51.2%가 9월 선출(현행 당규)이 적당하다고 했다. 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요구하는 '11월 선출'은 33.2%였다. 여론이 현행 당헌에 따른 선출 시기를 선호한 상황에서 송 대표가 경선 연기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세 대결 속 양측 간 타협 가능성도

경선기획단도 이날 회동을 갖고 '대선 180일 전까지 후보 선출'을 규정한 현행 당헌을 전제로 구체적 일정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경선기획단이 9월 말~10월 초로 선출 시기를 연기하는 절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경선기획단 소속 복수의 의원들은 "최고위에서 '정치적 합의'로 해결할 문제"라고 했다. 결국 25일 최고위에서 결판이 날 것이란 뜻이다.

다만 최고위원 간에도 찬반이 갈리고,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가 결사항전 태세를 취하면서 송 대표가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선 일정 결정을 위한 당무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갈등의 불씨를 차단하기 위해서도 한 달가량 미루는 선에서 양측의 타협을 이끌어낼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