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67)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대사 후보로 지명했다. 매케인 전 의원은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지만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거물 정치인이자, 바이든 대통령과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30년 넘게 우정을 쌓은 인물이다. 신디 매케인은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이번 '초당적 발탁'은 화합의 메시지를 부각시키는 한편 매케인 부부에 대한 보은 인사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이날 신디 매케인을 포함한 17명의 대사와 차관 등 고위직 지명자 명단을 발표했다. 신디 매케인은 이날 성명에서 “FAO가 봉사하는 공동체들은 우리의 지원과 집중을 필요로 하고, 나는 이 역할이 제시할 도전들에 마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대 주류유통업체인 ‘헨슬리 비버리지 컴퍼니’ 의장인 신디 매케인은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학사 및 특수교육학 석사학위를 받고 특수교육 교사로 활동하다 1980년 존 매케인을 만나 결혼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존 매케인은 1970년대 각각 상원의원과 의회 담당 해군 연락장교로 처음 만나 의정활동을 함께 하며 30년간 초당적 우정을 쌓았다. 신디 매케인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영상으로 출연해 바이든 후보와 남편의 우정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바이든 후보의 선거운동에 적극 나섰다. 그 덕분에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텃밭이었던 애리조나주에서 큰 지지를 끌어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선에 대해 “신디 매케인의 지명을 통해 양 극단으로 분리된 미국 정치에 초당적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하면서 “정작 중국과 일본 등 외교적으로 중요한 나라의 대사 지명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