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선수단 확진자 2명으로 늘어… 日 정부 늑장 대응 도마에

입력
2021.06.24 15:00

도쿄올림픽 참가를 위해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선수단 중 1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9일 나리타 공항 입국 당시 9명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명째다. 이 과정에서 일본 방역 당국이 밀접접촉자 판정을 늦게 통보해, 추가 감염자가 다른 선수들과 나흘이나 함께 생활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공언한 ‘안심·안전 올림픽’의 실현 가능성이 개막 한 달 전부터 의심받기 시작했다.

24일 일본 오사카부(大阪府) 이즈미사노(泉佐野)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입국한 후이 시의 호텔로 이동해 합숙 훈련 중인 우간다 대표팀 선수 1명이 추가 확진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데, 22일 채취한 검체를 분석한 결과 20대 구성원 1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후생노동성·지자체, 밀접접촉자 판단 미루고 늑장 통보

이 과정에서 일본 방역 당국의 늑장 대응이 문제가 되고 있다. 19일 공항 입국 시 검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는데도 당국이 나머지 8명에 대해 즉각 밀접접촉자 판정을 하지 않고 22일이 되어서야 판정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 매뉴얼에 따르면 공항 검역 후 확진자가 나오면 앞뒤좌우 2열에 함께 앉은 승객은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류해야 하지만, 후생노동성은 “밀접접촉자 판단은 대표팀을 수용하는 지자체 보건소가 할 일”이라며 미뤘다. 지자체 측은 “(공항) 검역에서 판단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영 MBS 방송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 “우간다 선수 8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했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정착 호텔 통보는 더 늦은 시간에 이뤄져, 선수들은 이날 저녁도 함께 식사를 했다. 뒤늦게 통보를 받은 호텔 측은 선수들을 각자의 방에 대기토록 하고 다음날 아침식사부터 방 앞에 식사를 날라줬다고 밝혔다.

'버블 방역' 벌써부터 구멍? 일본 방역 당국 신뢰 도마에

밀접접촉자 판정이 이루어진 22일,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장관은 앞으로도 지자체 보건소가 밀접접촉자를 판정하는 구조를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며 문제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마루카와 장관은 “이분들은 ‘버블(거품)’에 싸여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매일 검사를 받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날 확진자가 1명 더 판정되고, 이들이 그동안 나흘이나 함께 생활한 것이 드러나면서 일본 방역 당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후생노동장관을 역임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도쿄도지사는 트위터에 “(첫 확진자 판정 후) 왜 우간다 선수단을 모두 곧바로 격리하지 않았는가. 올림픽 우선이라도 도가 지나치다”라고 비판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공산당 위원장도 “(공항에서) 밀접접촉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받지 않은 채 이즈미사노시에 이동한 것은 너무 엉터리 대응이다. ‘버블 방식’이 작동한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