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직원 153명이 무더기로 해고됐다. 텍사스주(州) 휴스턴 인근 병원이다.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 첫 사례로, 최근 불거진 직장 내 접종 의무화 이슈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은 23일(현지시간) 텍사스 베이타운의 '휴스턴 감리교 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153명이 전날 권고 사직하거나 해고됐다고 전했다.
해당 병원은 지난 4월 근무자 2만6,000여 명 모두가 의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지침을 세웠는데, 의료진을 포함한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갈등이 계속되자 병원 측은 이달 8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한 직원 178명을 2주간 무급 정직한 뒤, 정직 기간 동안 백신을 맞지 않는다면 해고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결국 153명의 직원은 백신을 거부했고, 22일 정직이 끝나면서 병원을 떠나게 됐다.
해당 직원들은 백신의 신뢰성을 문제삼으며 접종을 거부해 왔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2차대전 당시 나치수용소에 붙잡혀 강제 의료실험을 당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병원이 정직 처분을 내리자 텍사스주 연방 지방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소송에 참여한 간호사 제니퍼 브리지는 "소송에서 승리해 우리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백신 접종에 대한 기호보다 공공안전이 더 중요하다"며 12일 소송을 각하했고, 이에 따라 정직 기간이 끝난 후 해고가 이뤄졌다.
이번 사건은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미국에서 해고가 이뤄진 첫 사례다. 미국 전역에서 직장 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한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사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AP 통신은 "휴스턴 병원 사례는 의료기관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재량권을 어디까지 발휘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