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역사’ 옷 입고 내년 4월 문 연다

입력
2021.06.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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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성·스토리텔링·주변 연계 등 3대 보완 방향
7월 말까지 설계안 변경 통해 내년 4월 개장

공사가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이 내년 4월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을 맞이한다. 2개월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 시장이 시작한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를 계속하되 기존 안을 보완‧발전시켜 역사성과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광장 완공 시점은 내년 봄으로 확정됐지만, 오 시장이 제시한 월대 복원은 그 시점을 '2023년까지'로 밝힘에 따라 광화문 주변 어수선한 풍경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역사성·스토리텔링·주변부 연계 강화

서울시는 23일 ‘광화문광장 보완∙발전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시민 활동과 일상을 담는 공원 같은 광장’이라는 기존 콘셉트에 더해 오 시장이 제안한 △역사성 강화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강화 △주변 연계 활성화 등 3대 보완 방향이 반영됐다.

먼저, 광장의 역사성을 높이기 위해 광화문 월대와 해치상을 복원한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내년 4월 문화재 발굴조사에 착수, 2023년 복원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대가 조선 고종 때 설치돼 역사가 짧다며 월대의 역사성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 적도 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역사계에서 광화문 월대를 경복궁 복원의 마지막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대와 함께 그동안 광장 아래 숨겨졌던 사헌부 등 조선시대 육조거리 유구도 광장 위로 올라와 현장 전시되고, 조선시대 배수로도 ‘이야기가 있는 시간의 물길’로 새롭게 조성된다.

한국 대표 광장에 걸맞게 광장의 역사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스토리텔링 강화 작업도 이뤄진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설치된 체험전시관 '세종이야기’와 ‘충무공이야기’는 전면 리모델링한다. 세종대왕상 주변에 '한글 분수' 등 광장 곳곳에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이 적용된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엔 12척의 전함과 승리를 상징하는 승전기념석을 설치한다.

새롭게 선보일 광장은 주변과의 연계성이 한층 높아진다. KT건물 지상 1층을 광장과 연계한 공공라운지로 개방하고, 지하 1층엔 식당‧카페 등 편의시설과 세종이야기와 연결되는 지하도가 만들어진다. 지난해 9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의정부 유적은 문화시설로 재탄생한다. 또 시는 광화문부터 서울역~용산~한강까지 잇는 7㎞ 길이의 ‘국가상징거리’도 조성하기 위한 용역에도 착수한다.

내년 4월 개방...교통 흐름 큰 문제 없어

시는 이번에 변경된 계획안을 토대로 7월 말 설계안 변경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광장 조성사업은 현재 도로부는 마무리 단계(공정률 99%)에 있다. 광장부는 매장문화재 복토 작업과 판석포장 기초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당초 차선을 줄이고 광장을 넓히는 계획을 두고 차량 통행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일대 차량 통행속도는 공사착공 전 수준(21~22㎞/h)을 유지하고 있다.

류훈 행정2부시장은 “내년 4월 광화문광장이 완공되면 휴식과 활력을 주는 도심 속 대표 힐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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