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원단 구매 입찰에서 들러리 사업자를 세우는 방식으로 담합 행위를 저지른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거 적발됐다.
공정위는 아즈텍WB와 킹텍스, 조양모방 등 3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7,1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방위사업청이 2018년 6월 실시한 육군복 원단 3개 품목 구매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 들러리 사업자 및 투찰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처분이다. 사업자별로 아즈텍WB가 1억5,000만 원, 킹텍스 1억2,800만 원, 조양모방이 9,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당시 군복 원단의 주원료인 양모의 국제 시세가 오르고 저가 수주경쟁으로 입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이들 업체는 조직적으로 말을 맞췄다. 3개사 임직원은 입찰 마감 전날 모여 겨울 정복 원단은 아즈텍WB, 여름 정복 원단은 킹텍스, 여름 근무복 상의 원단은 조양모방이 각각 낙찰받기로 합의했다.
한 업체가 낙찰받게 하기 위해 나머지 업체가 들러리 사업자로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수익을 가장 높일 수 있는 값으로 투찰가격도 설계했다.
3개사는 사전 합의대로 입찰에 참여했고 아즈텍WB와 킹텍스가 총 계약금액 46억5,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낙찰받았다. 조양모방은 여름 근무복 상의 원단 입찰에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해 1순위로 적격심사 대상에 올랐으나, 사업자 능력 평가 결과에서 낙찰기준점수를 넘지 못해 2순위인 킹텍스가 대신 낙찰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입찰에서 은밀히 진행된 담합 행위를 적발·제재한 것”이라며 “예산 낭비를 부르는 공공분야에서의 입찰 담합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