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 먼저 탈출하라" 했던 구조대장, 쿠팡 물류센터 지하에서 숨진 채 발견

입력
2021.06.19 12:59
화재 당일 오전 동료 4명과 인명 수색 위해 건물 진입
선반 무너지면서 불길 다시 거세지고 탈출 실패
19일 오전 안전진단 결과 따라 구조대 15명 투입
수색 재개 1시간·실종 48시간만에 유해 발견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초기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종된 소방관이 실종 48시간 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19일 낮 12시 10분쯤 쿠팡 물류센터 건물에 인명 구조대 15명을 투입해 실종된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52) 구조대장을 수색하던 중 지하 2층에서 김 대장으로 추정되는 유해 1구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수색작업은 오전 10시 40분쯤부터 진행됐다.

김 대장은 화재 발생 당일인 17일 오전 11시 20분쯤 큰 불길이 잡히자 동료 4명과 함께 센터 지하 2층에 인명 수색을 하러 들어갔다. 그러나 쏟아진 적재물 발화로 불길이 다시 거세지면서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실종됐다. 김 대장은 당시 대원들에게 “당장 현장에서 탈출하라”고 명령하고 맨 뒤에서 나오던 중 적재물에 가로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소방당국은 김 대장의 상태를 ‘고립’에서 ‘실종’으로 전환했다.

김 대장 실종 직후 불길이 센터 전체로 번지면서 소방 당국은 수색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날 오전 실시한 건물 안전진단 검사 결과 구조대 투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실종 47시간 만에 수색 작업이 재개됐으나, 재수색 1시간여 만에 김 대장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번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17일 오전 5시 20분쯤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60여 대와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2시간 40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지만, 오전 11시 45분쯤 지하 2층 내부에서 선반이 무너져 내리면서 불길이 다시 치솟았다. 불은 4층 건물 전체로 번져 현재까지 진화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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