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처음으로 한 자리에 앉았다. “나이 많은 꼰대 같다” 혹은 “젊은 사람이 건방지다” 같은 뒷말이 나올 것을 의식한 듯, 두 사람은 서로를 깍듯이 대했다.
민주당은 송 대표와 이 대표가 사진 한 컷에 담기는 모습을 은근히 걱정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노쇠한 이미지로 비칠 것을 우려해서다. 이에 송 대표는 이 대표를 맞이하며 자세를 한껏 낮췄다. 이 대표에게 “나이가 벼슬인 것처럼, 우리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이 대표의 당선은 우리 사회 젊은 청년들에게 자주적 기상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의 새 희망이 보인다”고 추켜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도 송 대표를 예우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님은 저보다 연배도 위이시고, 배울 점이 많은 정치 선배”라며 “기회가 된다면 식사에 모시면서 정치 경험과 경륜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려는데 응해 주시겠느냐”고 물었다. “저희 당이 최근에 2030세대의 주목을 다소 받고 있긴 하지만, 송 대표께서도 젊은 인재를 폭넓게 발굴한 것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사용해 널리 알려진 신조어 ‘억까’(억지 비판)를 언급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 대표가 TV토론에서 ‘억까’하지 말자고 했는데, 그 말에 100% 동의한다”며 “말의 취지를 악의적으로 해석해서 억지로 까는 소모적인 정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으로서 여당의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지만, 국가 위기 앞에서 여당을 ‘억까’하려면 냉정한 평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