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 대통령'을 기치로 "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며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가졌다. 슬로건은 '강한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 내세운 시대정신은 '불평등 혁파'다. 그는 "불평등의 원인은 시작도 끝도 경제"라며 "다 지어진 밥을 퍼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밥을 지어내는 역동성"이라고 강조했다. 분배만큼이나 성장의 동력인 미래 먹거리를 챙기겠다는 의지다.
그러면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일단 ①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신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②'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 개척'을 약속하면서는 '사회적 대타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특히 "재벌 대기업 대주주들에 대한 배당과 임원 및 근로자들의 급여를 3년간 동결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한 비판에도 '국민소득 4만 달러'이라는 수치를 제시했고, 진통이 예상되는 '임금 동결'을 언급한 것은 '경제 대통령'에 대한 강한 의지의 발현이다. 자신의 장점인 '실물경제통'이란 점을 부각한 것이다.
③사회 취약층 돌봄 강화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치권 화두인 '청년'과 '부동산'에 방점을 찍었다. 정 전 총리는 "청년과 서민에게 공공임대주택 공급폭탄을 집중적으로 투하하겠다"며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100만 호, 공공분양아파트 30만 호 공급'을 제시했다. 청년 고용 국가보장제의 한시적 도입도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다른 것은 몰라도 도덕성은 자신 있다"며 "검증받지 않은 도덕성, 검토되지 않은 가능성은 국민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극단주의 정치, 부도덕한 정치는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어왔다"고 했다. 여야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마 선언식에는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김두관, 이광재 의원 등이 참석해 '반(反)이재명 연합' 구도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 전 총리는 향후 경제 현장을 중심으로 한 일정과 메시지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경제통'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