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정규시즌 개막 이후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마운드는 연일 짠물 투구를 이어가고 있지만, 타격은 하위권에 처져 있어서다. 투수진이 지치는 무더위 LG 행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LG는 지난 주말 두산과 3연전을 위닝시리즈(2승 1패)를 끝내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 KT와는 반 게임 차에 불과하다. LG는 이달 들어 6위로 떨어진 지 이틀 만에 2위로 치고 올라가더니 지난 9일엔 1위까지 올랐다.
LG 성적의 원동력은 굳건한 투수진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3점대 팀 평균자책점(3.67)을 자랑한다. 최근 몇년 새 뎁스가 두터워져 양적으로 여유로워진 게 가장 큰 무기다. 외국인 선수 2명이 10승을 챙기며 버팀목이 돼 주고 있고, 국내 선발진도 재활을 끝낸 차우찬이 지난주 복귀하면서 6선발을 운영해도 될 만큼 풍성하다. 지난 시즌 10승 투수인 임찬규도 2군에서 구위를 완전히 회복했지만 자리가 없어 못 올릴 정도다. 불펜진도 이정용 김대유 정우영 고우석이 연일 철벽 마운드를 이끌며 불펜 평균자책점 1위(3.59)를 달린다. 류지현 LG 감독이 13일 두산전을 마친 뒤 “모든 투수에게 고맙고 칭찬하고 싶다. 경헌호, 김광삼 코치, 투수들 모두 철저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이례적으로 감사의 표현을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반면 타선 부진은 심각하다. 시즌 타율이 0.247로 전체 9위에 불과하다. 5월에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더니 이달 들어 다시 0.240대로 내려앉았다. 득점권 타율(9위) 부진은 극심하다. 전날 두산전에서도 득점권 13타수 1안타에 그쳤고, 잔루는 무려 14개나 나왔다. 타선만 받쳐줬다면 LG의 독주 체제가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장마와 무더위가 본격화하는 여름이다. 투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은 계절이라 타자들의 도움 없인 지금처럼 승운이 계속 따른다는 보장이 없다.
LG 타선은 김현수와 홍창기 정도를 제외하곤 동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4, 5월 2할대 부진을 겪다가 6월 0.316으로 반등할 기미를 보이는가 싶더니 9일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타선 역시 문보경 등 백업 선수들의 성장이 그나마 위안이다. 류지현 감독은 “다행스럽게 주전이 빠졌을 때 준비된 선수가 있어 현재 대처는 가능하다”며 “지금은 여러 상황을 놓고 준비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주까지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