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1위ㆍ세르비아)가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3,436만7,215 유로ㆍ약 469억8,000만원) 남자 단식 정상에 5년 만에 복귀했다.
조코비치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ㆍ그리스)에게 4시간 11분 대접전 끝에 3-2(6-7<6-8> 2-6 6-3 6-2 6-4) 역전승을 거뒀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이 대회 패권을 탈환한 조코비치는 2월 호주오픈에 이어 올해 열린 두 차례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140만 유로(약 19억원)다.
조코비치는 또 이번 우승으로 4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을 모두 2번 이상씩 우승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9회, 윔블던 5회, US오픈 3회 정상에 올랐고, 프랑스오픈은 이번이 두 번째 우승이다.
4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을 모두 2회 이상씩 우승한 선수는 1967년 로이 에머슨(호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에 이어 조코비치가 세 번째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만 따져서는 조코비치가 최초다.
조코비치는 또 역대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를 19회로 늘리면서 로저 페더러(8위ㆍ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위ㆍ스페인)의 20회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이달 말 개막하는 윔블던에서도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이들 세 명이 나란히 메이저 우승 횟수 20회를 기록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1세트 게임스코어 5-5에서 먼저 치치파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으나 곧바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줘 타이브레이크에 끌려 들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치치파스가 4-0으로 앞서다가 조코비치가 5-5 동점을 만들었고, 6-5 역전까지 이뤘지만 이후 연달아 3실점 하며 치치파스가 첫 세트를 가져갔다.
기세가 오른 치치파스는 2세트는 조코비치를 일방적으로 두들기며 6-2로 따내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저력의 조코비치가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3세트 게임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6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 3-1을 만들며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4-1로 달아나 결국 3세트를 따낸 조코비치는 4세트에서는 4-0으로 세트 초반 분위기를 압도하며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조급해진 치치파스는 5세트에서도 1-1에서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하는 등 3∼5세트에서 내리 초반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줬다.
1, 2세트 실책 수는 조코비치가 22개, 치치파스 12개였는데 3∼5세트는 실책 수가 치치파스 32개, 조코비치 19개로 경기 양상이 뒤바뀌었다.
조코비치는 로렌초 무세티(76위ㆍ이탈리아)와 이번 대회 16강전에서도 1, 2세트를 먼저 내주고 3, 4세트를 따낸 뒤 5세트에서 상대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뒀다.
치치파스와 상대 전적에서도 조코비치는 최근 5연승을 거두며 6승 2패로 앞서게 됐다. 클레이코트 맞대결은 조코비치의 4전 전승이다.
1998년생으로 조코비치(1987년생)보다 11살 어린 치치파스(22세 305일)는 이날 이겼더라면 2009년 US오픈의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의 당시 나이 20세 355일 이후 최연소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자가 될 수 있었지만 세트 스코어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했다. 그러나 치치파스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서브 에이스 14-5, 공격 성공 횟수 61-56 등으로 우위를 보이는 등 남자 테니스 '차세대 주자'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대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