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의 40대 여성 A씨는 2018년 법무부에 일반귀화 신청을 했다. 한국에서 지낸 지 13년이나 됐지만, 당국은 “귀화를 허락할 수 없다”며 불허 처분을 내렸다. 한국인 남편과 이혼 후 돈을 벌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다가 적발돼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 처벌을 받은 게 발목을 잡았다.
A씨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2005년이다. 2년 뒤 그는 한국인 B씨를 만나 혼인신고를 했고, 이듬해 중국 국적인 아들도 한국으로 입양해왔다. 아들은 이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A씨와 B씨는 결혼 3년째인 2010년 헤어졌다.
A씨는 그즈음 노래방 도우미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음악산업법 적용을 받는 일반 노래방에선 접객 행위가 금지돼, A씨의 도우미 활동은 불법이었다. 그는 2012년 첫 적발 당시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두 번째로 적발된 2014년엔 결국 벌금형 처분을 받아 전과 기록이 남았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 A씨의 범죄 경력을 이유로 국적법 제5조 제3호에 근거해 귀화를 불허했다. 이 조항은 ‘법령을 준수하는 등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품행 단정의 요건을 갖출 것’을 귀화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A씨는 수년 전에 벌어진 생계형 범죄였던 데다, 한국에 사는 아들을 키워야 한다며 법원에 “귀화(국적 신청) 불허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최근 “2005년부터 국내에 거주한 A씨가 노래방 접객 행위가 처벌 대상인 걸 알았을 것으로 보이고, 생계를 위한 범행이라고 해서 위법 행위가 용인될 수는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는 2012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도 2년 뒤 동종 범행을 저질렀다”며 “대한민국 법 체계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체류기간 연장 허가를 받는 것도 가능해, 이번 처분으로 곧바로 경제생활에 타격을 받거나 대한민국에서 퇴거당할 우려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