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30대 국회의원이 이준석에 보낸 '뼈 있는' 축하 메시지

입력
2021.06.11 22:26

"모두에게 똑같은 시험지를 쥐어주는 것이 겨우 이준석의 공정은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1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에게 '뼈 있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30대 청년 당대표의 등장은 축하할 일이지만, 구조적 차별을 간과할 수 있는 '능력주의'의 위험성은 경계하자는 지적이다. 장 의원은 1987년생으로 이 대표와 같은 'MZ세대(밀레니엄세대+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정치인이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 30대 청년 당대표의 탄생은 나이가 정치에 있어 본질적 제약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 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공존'을 강조한 점을 환영했다. 장 의원은 "이 대표의 첫마디가 구태와의 결별 그리고 다른 생각과의 공존이라는 점, 참으로 반갑다"고 했다. 그는 "세대와 성별을 막론한 다양한 개성에 대한 존중은 앞으로 우리 정치의 새로운 표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장 의원은 '단순히 똑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 대표는 시험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호언장담했다"면서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생은 시험 성적 때문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 때문에 입학을 포기했다. 고 변희수 하사는 포격 실력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 때문에 직업을 잃고 목숨마저 잃었다"고 했다.

그리고 장 의원은 "이 대표의 시험지가 온몸으로 구조적 불평등을 겪고 있는 이 모든 운동장 밖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지 진심으로 기대하겠다"며 "모두에게 똑같은 시험지를 쥐어주는 것이 겨우 이준석의 공정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장 의원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는 제안도 이 대표를 향해 보냈다. 그는 "각자가 선 자리에서 모든 시민이 평등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힘껏 함께 만들어가자"고 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