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광주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피해자와 가족분들 나아가 광주 시민들에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잇따르는 안전 사고에 "문 대통령이 약속한 '안전 사회'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용섭 광주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광주시와 동구청, 국토교통부와 행안부는 사망자 장례 절차와 부상자 치료 지원을 통해 희생자와 가족의 아픔을 덜어드리는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사고 직후 수시로 상황을 전달받았고,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참사에 침통해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건물 철거의 사전 허가 과정이 적법했는지, 해체 공사 주변의 안전조치는 제대로 취해졌는지, 작업 중에 안전관리 규정과 절차가 준수됐는지 확인하라"며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사고 징후가 있었음에도 희생을 막지 못한 점에는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도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잠원동 철거 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됐음에도 또다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미진했다는 질책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보완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광주 사고 현장을 찾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정책을 집행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또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나 희생되신 분들, 유족,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현장 방문 후 희생자들이 안치된 병원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야당은 2019년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2020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 등 안전사고를 거론하며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대선 당시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