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앞에서 남편 때리고 시어머니에 욕설한 40대 법정구속

입력
2021.06.08 13:00
법원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범행 부인"

해외여행 도중 9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남편을 때리고 시어머니와 시숙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특수협박,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A씨에게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8일 오후 11시쯤 호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남편 B(40)씨와 말다툼을 하다 격분해 철제 옷걸이로 배, 가슴, 얼굴 등을 수차례 찔러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을 말리는 시어머니 C(67)씨와 시숙인 D(44)씨에게 "미친X" "거지네" "니들이 뭔데 참견이냐" 등 욕설을 하며 C씨의 오른쪽 손목을 잡아 밀치고 유리잔을 든 팔을 휘둘러 D씨의 오른쪽 뺨 부위를 때리기도 했다.

A씨는 남편 B씨가 "비싼 망고 아이스크림을 왜 이렇게 많이 사느냐. 돈을 아껴 쓰라"고 말한 점을 문제 삼아 말다툼을 벌이다가 폭력을 행사했다. B씨는 아내 A씨가 화장실 앞에 놓여 있는 전등을 들어 바닥에 내려치는 등 난동을 부리자 겁을 먹고 옆방에 있던 C씨와 D씨를 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9세 아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남편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린 것이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로 보고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남편과 싸우다가 그랬다고 해도 범행 형태가 좋지 않다"며 "피해자들의 신체적 피해는 물론 아동이 입었을 정신적 피해 또한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잘못을 반성할 기회가 있었으나 법정에서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범행을 부인했다"며 "법과 사법절차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가 심각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강조했다.

이환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