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듯 안 터졌던 장하나 우승, 롯데 오픈서 터졌다

입력
2021.06.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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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10년 연속 우승 대기록
1부 투어 총상금 50억원 돌파

터질 듯 안 터졌던 장하나(29)의 환호가 마침내 터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거둔 그는 1부 투어 총 상금 50억원 돌파와 함께 10시즌 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을 썼다.

탄탄한 경기력을 갖춘 유해란(20)과의 연장 접전 끝에 주특기인 벙커 샷이 빛을 본 역전 우승이다. 장하나는 6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롯데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묶어 이븐파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이날 단독 선두로 출발한 유해란과 동타를 이뤘다.

승부는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에서 갈렸다. 장하나와 유해란 모두 두 번째 샷이 벙커로 향했다. 거리와 경사 등을 봤을 때 유해란이 유리한 위치였지만 ‘벙커의 신’ 장하나가 환상적인 벙커 샷으로 핀과 약 1m 거리에 붙였다. 반면 유해란의 벙커 샷은 왼쪽으로 빠졌다. 약 2m 안팎의 거리에서 친 유해란의 퍼트는 홀 오른쪽으로 흘렀고, 장하나의 퍼트가 성공하면서 롯데 우승자가 결정됐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부터 누적 상금 50억원 돌파 여부로 관심을 끌었던 장하나는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이소미(22)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 대회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선 박민지(23)와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또 2위에 머물렀다. 두 대회 준우승을 거둔 장하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도져 기권한 뒤 다음 대회인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을 건너 뛰었다.

부상 회복 후 첫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 이어 열린 E1 채리티 오픈 공동 3위로 자신이 끝까지 마친 모든 대회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호시탐탐 우승을 노렸다. 누적 상금 50억원 돌파 목표가 부담으로 다가오는지를 물을 때마다 “모든 대회에서 꾸준히 잘 하는 게 내 기본적인 목표이기에 남은 대회에서 하나만 우승하자는 생각으로 차근히 걸어갈 것”이라고 덤덤히 말했던 장하나였다.

이날 12번 홀 벙커 샷에 이어 마지막 순간에서도 환상적인 벙커 샷으로 우승을 잡아낸 그는 “남자골프 ‘벙커의 신’이 최경주(51) 프로라면, 여자에선 제가 아닐까 싶다”며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해 일군 성과 같다”고 당당히 말했다. 10시즌 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을 쓴 그는 “항상 말하지만 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힘들 때 옆에 있어준 분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하게 된 게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이번 주 들어 위경련을 앓았다는 그는 “밥도 잘 못 먹고 운동해서 전반에 경기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장하나 파이팅’을 외쳐주신 분들이 있어서 힘을 냈다”고 밝혔다. 베어즈베스트 청라엔 타운하우스가 있어 이곳 주민들은 대회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들어 부진했던 최혜진(22)은 이날 2타를 줄여 최종합계 5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날 전반 중반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던 박주영(31)은 후반 들어 4타를 잃고 공동 4위(4언더파 284타)에 자리했다.

한편 경남 거제시 드비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제11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선 이동민(36)이 정상에 오르며 7년 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이동민은 이날 결승전에서 이태훈(31·캐나다)을 1홀 차로 꺾고 '매치킹'에 올라 우승 상금 1억6,000만 원을 품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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