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캡틴' 손흥민 “한일전 실망한 팬들 마음 돌려놓겠다”

입력
2021.06.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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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투르크메니스탄전 앞두고 화상 기자회견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으로 돌아온 손흥민(29)이 “축구에서 약한 팀은 없다”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여정에 전력을 다할 뜻을 전했다. 5일 투르크메니스탄을 시작으로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 3연전에서 매 경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단 얘기다. 그런 각오가 팬들 마음에 닿았는지 투르크메니스탄전 티켓은 이날 일반 예매 시작 30여분 만에 매진됐다.

손흥민은 3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잔여경기에 임하는 심정을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 4월 일본과의 원정 평가전 0-3 패배에 실망했을 축구 팬들을 향해 “실망하신 부분을 이번 3연전에서 돌려놓았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한일전 당시 부상을 안고 있었던 그는 “무리해서 가고 싶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축구팬들, '행복축구' 즐기실 수 있도록"

3연전에 임하는 각오를 물어보니 “각오가 필요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축구팬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약속드릴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행복축구’를 즐기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번 훈련에 유독 얼굴이 밝은 데 대해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경기를 한 게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면서 “(팬들과 만남이)정말 기대되고 설렌다”고 했다.


"도쿄올림픽 차출, 마다할 이유 없어"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 출전하면 그는 통산 90번째 A매치에 나서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만 아니었다면 센트리클럽 가입 요건인 100경기 출전에 근접했을 그에게 A매치가 멈춰선 1년 이상의 시간은 야속할 따름이다. 손흥민 역시 “몇 경기를 도둑맞은 것 같다”고 솔직히 답하면서도 “나라에서 기회를 주신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예비 명단 50명에 포함된 그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올림픽을 향한 의지를 묻자 그는 “내가 얘기를 해야 하는 부분인지 모르겠다”라면서 “(김학범)감독님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지만 내가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올림픽은 소속팀이 선수 차출에 응해야 할 의무는 없기에 “구단과도 얘기를 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곁들였다.

"거취 말 하긴 어렵다...대표팀에 집중"

손흥민은 최근 막을 내린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7골을 폭발하고 10개의 도움을 작성, 두 부문 모두 리그 4위에 오르며 개인 성적으로는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공식전을 통틀어서는 22골 17골을 몰아쳤다. 한 시즌을 돌아본 손흥민은 “잘 한 것보단 부족한 게 더 많이 떠오른다”며”’이럴 때 좀 더 잘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자신은 물론 ‘단짝’ 해리 케인(28)의 이적설, 이탈리아 출신 안토니오 콘테(52) 감독 부임설이 한꺼번에 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손흥민은 “지금 거취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물 흐르듯 대표팀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케인도 유로 대회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콘테 감독도 아직 부임하신 게 아닌 만큼 내가 얘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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