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무더위·코로나 동시차단에 남녀 모두 '양산 쓰기' 캠페인

입력
2021.06.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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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대여소 지난해 6곳에서 올해 140곳 '3,000개'
양산 쓰면 체감 온도 10도↓... 자동 거리 두기는 '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양산.’ 올여름 대구벌에선 양산을 든 신사들을 더러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폭염 도시, 대구시가 올해 혹서기 대책으로 ‘남녀 구분 없이 양산 쓰기’ 운동을 제안했다.

대구시는 1일 “올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9월 30일까지 폭염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양산 쓰기 운동이다. 지난해 ‘양심 양산 대여소’ 6곳을 140곳으로 대폭 늘려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폭염 때 양산을 쓰면 자외선 차단은 물론 체감온도를 10도 정도 떨어트릴 수 있다”며 “온열 질환 예방에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확대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전체 공급 양산 물량을 3,000개로 잡고 있다.

양심양산 대여소는 양산이 필요한 이들이 빌려 쓴 뒤 직접 자진 반납하는 곳이다. 지하철역 출입구 등 시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집중적으로 설치된다. 특히, 대구시는 남성들의 양산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취향에 맞는 양산을 골라 들 수 있도록 다양한 무늬와 색상의 양산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 횡단보도 그늘막 확대를 통해 시민들의 체감 온도 떨어트리기에도 나선다. 횡단보도 그늘막은 지난해 407개에서 483개로 는다.

대구시는 여름철 양산 사용이 보편화하면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산을 받쳐 들 경우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실험 결과 양산을 쓰면 최소 1.5m 이상 거리 두기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구= 전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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