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부터 'MZ세대'까지 각양각색 발레가 온다

입력
2021.06.01 15:54
15~30일 예술의전당에서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셰익스피어의 고전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부터 MZ세대의 실험적인 몸짓까지, 각양각색 발레 작품이 이달 중순 열리는 '대한민국발레축제(발레축제)'에서 공연된다.

1일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회를 맞은 발레축제는 15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국공립단체와 주요 민간 발레단,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댄스팀 등 12개 단체, 400여명의 무용수가 참여한다. 축제 주제는 '혼합된 경험과 감정'으로, 현시대의 현상과 고민을 발레 몸짓에 녹이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개막작은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15~20일ㆍ오페라극장)다. 안무가 존 프랭코가 셰익스피어 원작을 코믹하게 재구성했다. 국립발레단의 화려하고 정교한 테크닉은 물론, 무용수들의 풍부한 감정 표현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다른 초청공연인 유니버설발레단의 '트리플 빌'(18~20일ㆍCJ토월극장)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 가운데 분(愤), 애(愛), 정(情)에 주목했다. 각 감정을 3개 주제로 나눠 발레로 만들었다.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선율과 중국의 민간설화 '축영대와 양산백' 이야기, 한국고유의 음악들이 차례대로 활용됐다.

발레축제 주최 측의 기획공연으로는 광주시립발레단의 '레이몬다' 3막 중 '결혼식 피로연'과 와이즈발레단의 '유토피아' 조주현댄스컴퍼니의 '디-홀릭(D-Holic)'이 29일부터 이틀간 CJ토월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특히 '디-홀릭'은 조주현 대표가 2012년 처음 클럽에 가서 젊은이들의 춤동작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실험적인 발레작이다. 이른바 'MZ세대'의 발레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CJ토월극장에서는 24일부터 이틀간 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무용수들을 초청해 만든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 갈라'가 협력공연으로 개최된다. 자유소극장에서는 19일부터 폐막일인 30일까지 최신 발레 트렌드를 반영한 6개 작품이 공연된다. 김용걸댄스씨어터의 신작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시'와 이루다 블랙토의 '디스토피아'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인 유어 슬립' 정형일 발레 크레이티브의 '투 페더스' 유회웅 리버티홀의 '노 뉴스' 수진초이댄스의 '레지스터-시작의 시작'이다.

축제 개막을 앞두고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인자 발레축제 예술감독은 "이번 축제 공연들이 서울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도 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발레축제를 후원 중인 예술의전당의 유인택 사장은 "발레축제는 전국 발레인이 만나는 유일한 만남의 장"이라며 "현재 3억5,000만원 수준인 공공지원 예산을 내년부터는 대폭 확대함으로써 공연기간 및 무대 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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