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빙하가 다 녹는 2160년, 우리 손주들은 어떻게 될까요"

입력
2021.05.31 16:11
아이슬란드 작가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기조연설

"과학자가 2160년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면 긴급함이 느껴지시나요? 요즘 대학교에 가면 2000년대생이 많습니다. 이들은 2090년에도 노년 생활을 즐길 수 있죠. 2070년에 태어나 20대 황금기를 보내는 손주가 있을 거고요. 2160년이 우리와 긴밀히 연결돼 있는 시기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31일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의 물 기본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나의 손자 손녀가 살게 될 시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며 기후위기에 지금 바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빙하의 나라' 아이슬란드 태생인 마그나손은 2016년에는 환경문제를 내걸고 아이슬란드 대선에 출마하기도 한 행동파. 원래는 기후변화 문제를 글로 널리 알려온 작가다. 그의 책 '시간과 물에 대하여'는 전 세계 27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마그나손이 보기에 기후위기란 "언어의 범위를 초과"하는 일이어서 복잡한 데이터 대신 인문학적 글쓰기가 더 효과적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그는 "당신은 언제 94세가 될까요? 당신의 증손녀는 언제 94세가 될까요? 상상해보세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기후위기가 바로 당신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향후 100년 내 지구상 모든 물의 균형이 깨지면서 빙하가 사라지고, 해수면과 해양의 수소이온 농도(PH)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우리는 한평생 다 측정할 수도 없을 거대한 빙하들이 모두 물로 변하는 과정을 목격하는 희귀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예상대로라면 전 세계 주요 도시는 홍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뿐 아니다. 해양은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한다. 하지만 "100년 내 해양 PH 수치는 8.1, 7.8, 심지어 7.7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면 지난 5,000만 년간 가장 심각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법은 탄소 중심의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다. 마그나손은 "매해 배출하는 35기가톤의 이산화탄소는 아이슬란드 화산이 600회 폭발했을 때의 양"이라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30년 내 탄소 배출 제로"를 내걸었다. 그는 "1973년생인 저는 2130년, 우리 아이들은 2160년의 시간까지 긴밀히 연결돼 있고, 그 시기에 일어날 모든 일은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