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백신을 접종 받은 이들에게 건강검진권을 포함한 백신경품을 제공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전국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이다. 홍콩 등에서는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접종 속도전’으로 옮겨붙고 있는 가운데 나온 대책이기도 하다. 접종자에게 가족 모임을 허용한 정부의 ‘당근’에 더해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한 유인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1일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코로나 감염의 고리를 끊어내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백신 접종뿐"이라며 "정부 방침과는 별도로 백신 접종자에 대해 건강검진권 등 백신경품 제공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백신경품을 놓고 시와 시의사회 등은 대구지역 각급 기관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건강검진권, 대구FC 입장권, 스타기업 생산품 등 경품 종류와 해당 경품의 규모, 발행 시점, 기일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건강검진권은 30만 원 또는 50만 원권 수준의 쿠폰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다른 상품 가격 수준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은 또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 정부 보상이 부족할 경우 대구시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도 했다. 치료비가 2,500만 원일 경우 정부 최대 지원금 1,000만 원을 제외한 1,500만 원은 대구시가 보태겠다는 것이다. 앞서 부산시가 제시한 추가 치료비 지원액(최대 1,000만 원)보다 큰 것이다. 그러나 치료비는 어디까지나 ‘보험’ 성격인 만큼, 이 같은 추세를 따르되, 더 많은 접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경품 인센티브를 내세운 것이 특징다.
경기 안양시도 6월부터 백신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60세 이상 시민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시한 바 있다. △공공체육시설 사용료 50% 감면 △코로나19로 휴장인 아쿠아로빅의 추후 강습 기회 부여 △FC안양 프로축구단 경기 무료입장 등이다.
이날까지 예방접종 후 대구시에 접수된 이상반응 신고는 1,146건으로 전체 접종건수의 0.36%다. 이상반응의 99.2%는 두통, 근육통, 발열과 같은 경증이었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매일 교통사고가 발생하지만 차량 이용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통계를 볼 때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구는 최근 이슬람기도원(64명)과 유흥주점(231명)발 대규모 집단발병이 영국발 변이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30일 현재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10.5%인데도 대구는 9.1%에 불과하고 60~74세 접종 예약률도 57.9%로 전국 평균(68.3%)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31일~6월6일 1주일간 특별방역기간으로 선포하고 고위험 및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백신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1차 접종자'와 2차 접종까지 끝내고 14일이 지난 '예방접종 완료자'에 대해 8인까지로 제한된 직계가족 모임 인원기준에서 제외했다. 고령자 우선으로 백신이 접종되면서 복지관과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이 곧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