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3위 LG와 공동 5위 NC는 외국인 선발투수와 불펜진에 의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발야구를 못하다 보니, 1위 SSG가 연패에 빠져도 선두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특급 토종선발이 부상을 딛고 복귀할 채비를 마쳐 6월부턴 본격적인 선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KBO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양팀은 5할 승률을 넘어서지 못했다. LG의 경우 12경기에서 6승 6패로 겨우 5할을 맞췄고, NC는 4승 6패 1무로 힘든 2주를 보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발진이 약하다 보니, 경기 초반에 무너지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선두로 올라서기 버거운 상황이다.
실제 NC의 경우 송명기, 신민혁, 김영규로 이어지는 토종 신예 선발들이 흔들리고 있다. 에이스 송명기가 22일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4이닝 7실점을 하며 패전투수가 된 데 이어 29일 롯데전에서도 13안타(1홈런)를 맞으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실점(9실점)을 기록했다.
KBO를 이끌 차세대 좌완으로 꼽힌 김영규도 기대에 못 미쳤다. 30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1.2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신민혁 역시 26일 삼성전에서 5.1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LG 행보도 비슷하다. 정찬헌, 이민호, 이상영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이 2주간 거둔 승리는 1승뿐이다. 이민호는 2경기 연속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고, 이상영 역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해 3실점 이하 기록한 경기) 달성에 실패했다.
LG는 토종 선발 약점을 불펜 힘으로 보충하고 있다. 송은범, 진해수, 김대유, 정우영,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특급 불펜진이 10개 구단 중 평균 자책점 2위(3.68)를 기록하며 뒷문을 틀어 막고 있는 것이다. NC 역시 불펜진 평균 자책점이 3.68로 리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NC와 LG는 6월을 반등의 기회로 삼고 있다. 특급 투수 구창모ㆍ이용찬과 차우찬ㆍ임찬규가 복귀를 앞두고 있어서다.
국내 최고 좌완 선발인 차우찬은 L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 늦어지며 컨디션을 시즌에 맞춰 끌어올리지 못했는데, 최근 구위를 되찾으며 2군서 실전 등판 채비를 마친 상태다. 임찬규 역시 29일 두산 2군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0개를 던지며 1군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차우찬과 임찬규가 가세한다면 LG 마운드는 그만큼 풍성해진다.
NC는 에이스 구창모가 복귀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전완부 피로골절로 인한 재활을 끝내고 최근 불펜 피칭을 무사히 마쳤고, 첫 실전 무대를 1일 자체 청백전으로 삼을 예정이다. 구창모는 지난 시즌 15경기 93.1이닝에 출전, 9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며 NC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최고 139km까지 나와 80~90% 이상 상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어느 정도 선을 넘어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청백전에서 30구 정도 던진 후 다음 일정을 생각하겠다”고 설명했다.
NC 입장에선 FA로 지난 20일 영입한 이용찬도 마운드 보강을 위한 든든한 우군이다. 28일부터 2군에 합류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 1군 복귀 시점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동욱 감독은 “올해는 (부상여파로) 투구 수를 늘리는 데 부담이 있는 것 같아 1이닝만 던지는 투수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뒷문 단속을 맡길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