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악당서 그린 리더십 선도국 노린다... 文 "기후위기 극복 선제 동참"

입력
2021.05.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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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P4G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사
"2023년 유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 유치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2021 제2차 P4G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극복 노력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제기구인 P4G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등에 900만 달러(약 100억 원) 규모의 기금 공여와 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그린 리더십' 선도 국가로 만들기 위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P4G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추가로 상향하겠다"며 "화석연료와 과감히 작별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에 이웃 국가들의 동참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10위권으로, 환경단체로부터 '기후악당' 국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정부가 '2030년까지 24.4% 감소'라는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보다 진전된 저감 목표 설정을 약속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25년까지 기후·녹색 분야 공적개발원조(ODA)를 대폭 늘려 녹색회복이 필요한 개발도상국들을 돕겠다"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에 500만 달러 규모의 그린뉴딜 펀드 신탁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개발도상국의 '그린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P4G에도 40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공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23년 제28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응에 지속적 관심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자연을 위한 정상들의 서약 △생물다양성보호지역 확대 연합 △세계 해양 연합 등의 이니셔티브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생물 보호 움직임에 동참하겠단 뜻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정상들을 향해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의 자연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도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했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P4G 정상회의는 한국이 개최한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이자 첫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존 케리 미국 대통령기후특사 등 45개 국가, 21개 국제기구에서 총 68명이 화상으로 참석한다. 청와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이행 원년인 올해를 '기후 외교'의 기회로 보고, 글로벌 그린 리더십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31일 정상 토론 세션에서 개최국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한다.

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