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실험 콘서트가 열렸다. 일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마스크를 낀 채 실내 콘서트에 참가하는 실험이다.
2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가 다시 대형 행사를 주최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한 공중보건 실험의 하나로 파리에서 수천 명이 실내에 모여 콘서트를 즐겼다. 이날 벡시 아레나에 5,000명의 청중이 참석, 프랑스 뉴웨이브 밴드 인도차이나와 DJ 에티엥 드 크레시의 공연을 즐겼다.
참가자들은 무료로 입장 가능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었지만 참석 조건은 까다로웠다. ①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②콘서트 전 2번, 공연 후 1번 등 3번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또 ③위험을 더욱 줄이기 위해 질병을 앓고 있지 않은 18~49세의 사람들만 들어올 수 있었다.
현지 매체 속티아파리에 따르면 연구 결과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까다로운 조치들이 취해졌다. 취재진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공연 좌석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공연장 내 식당과 술집도 문을 닫았다. 또 이들은 실내에 설치된 카메라가 모습을 찍을 수 있는 범위 내에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특정 구역 안에서만 머물러야 했다.
많은 사람들은 음악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행사장에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산드라 테린은 로이터통신에 "출연 가수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이 실험을 위해 도울 수 있었다"며 "윈윈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루카스 보네슈도 "우리는 유럽 이웃 나라들이 같은 실험을 하는 것을 봐왔고 그들은 꽤 좋은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여기서 일이 잘못되는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는 많은 정치인들의 주목을 받았을 만큼 매우 중요했다는 평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 앤 이달고 파리시장 등이 현장을 찾았다. 정부는 이번 실험 콘서트를 계기로 어떤 조건 아래 대규모 행사를 재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020년 초부터 14개월 동안 문화 공연장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음악 콘서트는 허용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10만9,0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증가하면서 프랑스의 코로나19 감염 및 입원 사례는 지난 몇주 동안 꾸준히 감소했다.
앞서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실험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달 27일 AFP통신에 따르면 3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팔라우 산 조르디 경기장에서 5,000명의 관객이 모인 실험 콘서트가 열렸다. 해당 콘서트에서도 코로나19 음성 판정과 마스크 착용은 필수였다.
실험 결과 해당 콘서트는 안전했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통신은 당시 실험 콘서트 설계에 참여한 감염병 전문의를 인용, "총 5,000명의 관객 중 6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이 중 4명은 콘서트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감염된 정황이 확실하다"며 "나머지 2명은 콘서트장 안에서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환기를 최적화하고, 항원 검사 수행과 마스크 착용을 병행하면 안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도 음악 페스티벌을 이용한 방역 실험이 이뤄졌으며, 영국에서는 이달 2일 리버풀 세프턴 공원에서 5,000명이 참여하는 콘서트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