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선별적 지원책인 ‘안심소득’울 주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3일 연속 SNS에 글을 써가며 저격하고 나섰다.
이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보편-선별복지 논쟁에서 선명성을 조기 선점함으로써 기선을 제압하고, 영향력이 큰 서울시 정책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걸로 보인다.
기본소득 도입을 밝힌 국민의힘 당 방침과 다른 주장을 하는 오 시장이 재원 마련 방안을 밝히지 않은 것도 이 지사의 좋은 공격거리다.
이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차별급식 시즌2 '안심소득', 부자는 죄인이 아닙니다’는 글을 올려 중소득 이하 가구만 선별 원하는 안심소득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이 지사는 “안심소득은 저성장 양극화 시대에 맞지 않는 근시안적 처방”이라고 정의하고 “더 많은 세금을 낸 고소득자는 제외하고 세금 안 내는 저소득자만 소득지원해 중산층과 부자를 이중 차별하고, 세금만 내는 희생집단과 수혜만 받는 집단으로 나눠 대립시키고 낙인을 찍는 낡은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즉 세금을 내는 고소득자를 오히려 수혜대상에서 배제함으로써 조세저항을 일으키고, 저소득자는 “왜 부자에게 세금을 지원하냐”며 고액납세자들을 비난하는 계층 갈등만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소멸성 지역화폐를 기본소득 방식으로 보편지급한 13조원의 1차 재난지원금이 40조원에 이르는 2,3,4차 현금 선별지원보다 경제효과가 큰 것이 통계로 증명됐다”면서 “중산층과 부자는 죄인이 아니다. 성공했을 뿐 평범한 사람인 그들에게 일방적 희생과 책임을 강요하는 재원조달은 동의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다음날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지사는 29일 ‘오세훈 시장님, 17조원이나 되는 안심소득의 재원은 뭔가요?’라는 글에서 “서울만 해도 17조원으로 추정되는 안심소득 재원(전국민 기준 약 85조원)은 대체 어떻게 마련하실 지 밝혀주면 좋겠다”면서 “그래야 안심소득이 시민을 속이는 헛공약이라는 의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중위소득(2021년 4인가족 월 488만원)과 실소득 차액의 50%를 지급한다는 안심소득에 의하면 일 안 하는 4인가족은 매월 244만원을 받는데(총 732만원), 월 200만원을 더 벌면 지원금이 100만원이 깎여 100만원밖에 수입(총 832만원)이 안 느니 취업 회피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산층과 부자가 소득비례로 세금을 차별 부과받는 것은 이해하더라도 세금지출에 따른 혜택에서까지 왜 차별받아야 하나? 또 수혜대상자보다 1원 더 버는 사람이 제외될 합리적 이유가 있나”라며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단기적으로, 증세 없이 560조 예산 중 25조원 가량을 절감해 상하반기로 나눠 인당 50만원(4인가구 200만원)을 지급하고 △중기적으로 연 60조원 가량인 조세감면을 25조원 가량 축소해 인당 연 50만원을 더 마련해 분기별로 지급하고(4인가구 400만원), △장기적으로 탄소세, 데이터세, 인공지능로봇세, 국토보유세 등의 기본소득목적세를 점진적으로 늘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생계지원금 수준인 1인당 월 50만원까지 가면 된다”고 준비된 공세를 펼쳤다.
이 지사는 30일에는 ‘당의 국민기만인가, 시장의 시민기만인가?’라는 글을 올리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께서 기본소득을 국민의힘 제 1정책으로 도입하고, 5ㆍ18묘역을 처음 참배했다”면서 오 시장은 국민의힘 당원인데 차별적이고 불공정하고 갈등유발적이며 경제효과도 없는 안심소득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당정치 중인 대한민국에서 당의 제1공약과 당원의 제1정책이 상반되니 당이 국민을 속인 것인가, 시장님이 서울시민을 속이는 것인가?”라며 “러프(안심소득이 정밀하다고 주장한 오 시장에 대한 반어법, 조잡하다)해도 좋으니 소득 하위 50% 500만명에게 평균 340만원씩 지급할 17조원 가량의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설마 소득 상위 50%에 속하는 서울시민들에게 '하위 50% 시민들 돈 많이 못 버니 매년 인당 340만원씩 세금 더 내서 소득 지원해 주자’고 호소할 생각은 아니겠지요?”라며 반문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선별적 안심소득은 이 지사의 제1정책과 상반되는 것인 만큼 정책대결은 피할 수 없다”면서 “이슈를 선점하면서 동시에 국민의 집단지성에 어느 것이 합리적인지 생각해달라고 호소하는 메시지로 읽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