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부터 모든 유튜브 영상에 광고가 붙는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의 새로운 광고 정책이 반영되면서다. 이에 따라 유튜브 이용자들은 광고를 의무적으로 시청해야만 동영상 시청을 할 수 있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6월 1일부로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하지 않은 채널의 동영상에도 광고를 붙일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한다. 그동안 구글은 최소 구독자 1,000명 이상 보유하면서 시청 시간 4,000시간이 넘는 계정에 대해서만 광고를 붙일 수 있는 자격인 YPP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 수익은 유튜브와 계정 주인이 45:55로 나누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구독자가 단 1명뿐인 채널의 동영상에서도 유튜브는 자체적으로 광고를 붙일 수 있게 된다. 또 광고 수익은 모두 유튜브가 가져간다. 이에 대해 유튜브 측은 "유튜브는 플랫폼상의 모든 콘텐츠에서 수익을 창출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YPP에 가입하지 않은 계정의 동영상 대부분의 시청자 수는 미미하다. 해당 영상의 광고 부착만으로 유튜브 전체 수익 창출엔 큰 도움이 못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월 구독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1만450원을 내면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 약관 개정의 목적은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이란 시각이 빚어진 배경이다.
이번 광고 확대 정책을 포함해 구글은 최근 수익 창출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구글의 응용소프트웨어(앱) 장터 '구글 플레이' 내 모든 앱을 대상으로 자체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 도입을 의무화했다. 이에 그동안 매출의 15%를 수수료로 내왔던 앱 개발사들은 10월부터 그 2배인 30%를 구글에 내야 한다.
세간의 비판에도 구글의 탐욕스러운 배짱영업의 배경엔 막대한 영향력의 플랫폼이 자리하고 있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구글은 애플과 양대산맥을 형성한 가운데 유튜브 역시 세계 1위 동영상 서비스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대체할만한 서비스가 없는 만큼 구글의 얌체 영업을 막긴 어렵단 얘기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4월 국내 컴퓨터(PC) 도메인별 순방문자 순위는 네이버(2,835만 명), 다음(1,786만 명), 유튜브(1,323만 명), 구글(1,302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와 구글의 방문자를 더하면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막대한 플랫폼 영향력에 비해 책임은 뒷전이다. 지난해 말 유튜브가 2시간 넘게 접속이 되지 않는 사태에도 구글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별다른 피해 보상책을 내놓지 않았다. 유튜브 먹통에도 프리미엄 가입자들은 서비스 이용료를 냈으며, 광고주들도 그만큼 광고를 노출시키지 못한 피해가 있었다.
한편 구글은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거두면서도 세금 회피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구글은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고 있어 매출 신고 및 세금 납부를 싱가포르에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구글 국내 법인인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201억 원만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구글이 국내 앱 결제 관련 사업으로만 연간 6조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 사업자들은 유료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장애가 발생하면 즉각 사과와 함께 실질적인 보상을 벌이는 반면 구글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해외 사업자라는 이유로 정부에서도 구글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