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의 대명사로 인식된 유산균이 진화하고 있다. 장내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그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부터 피부·구강·코 건강을 위한 유산균에 여성갱년기유산균까지 기능성 유산균으로 세분되며 빠르게 시장을 넓히는 중이다.
27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4조9,805억 원으로 2019년 대비 6.6% 성장했다. 특히 유산균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건기식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홍삼은 지난해 1조4,332억 원으로 전년(1조4,397억 원)보다 감소한 반면, 유산균 시장 규모는 8,856억 원으로 전년(7,415억 원)보다 19% 커졌다.
기능성 유산균 시장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장 다음으로 세균이 많은 입 속에 유익균을 공급해 냄새뿐 아니라 충치나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유해균을 잡는 구강유산균은 코로나19 사태가 부른 마스크 일상화로 지난해 판매량이 260% 급증했다. 국내에서 처음 구강유산균을 출시한 오라팜 관계자는 “입 속에는 약 100억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다”며 “7차례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높은 구강 정착력과 유해균 억제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오라팜의 구강유산균 ‘오라덴티’와 ‘그린브레스’는 구강이 건강한 한국 어린이에게서 선별 추출한 웨이셀라 사이베이라 oraCMU, oraCMS1 균주를 활용했다. 강원대 인체적용시험 결과 치주질환과 입 냄새 원인균을 58.76%, 출혈지수를 47.84%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과민반응에 의한 코 상태 개선에 도움을 주는 코 건강 유산균도 있다. 헬스케어 연구개발(R&D) 기업 네비팜은 NVP1703을 균주로 만든 바이크롬 코 유산균 2종을 판매 중이다. 비염을 개선하는 국내 첫 유산균 제품으로 코 건강과 장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 NVP1703 유산균이 장내 면역계를 자극해 면역 균형을 유도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하는 원리다.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여성호르몬 수용체의 발현을 돕고 체내 여성호르몬을 활성화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갱년기유산균이나 피부유산균 등 다양한 기능성 유산균이 판매되고 있다.
유산균 시장이 커지는 건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유산균을 활용한 건기식 연구가 활발한 덕분이다. 김종태 오라팜 휴먼헬스사업부장은 “유산균 섭취가 보편화되면서 미생물을 활용한 다양한 유산균의 기능성 연구가 이뤄지고 틈새를 겨냥한 여러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