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한국전 영웅에 무릎 꿇은 文, 어떤 연출보다 멋졌다"

입력
2021.05.27 10:27
한미정상회담 등 文 방미 후일담 소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 마스크' 회담이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으로 '막판'에야 결정됐다고 27일 소개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한미정상회담 준비 과정 등 후일담을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마스크 없이' 회담을 한 첫 해외 정상이 문 대통령이라는 점에 대해 "출발 전까지는 협의 단계에 있었다.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이 됐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당연히 마스크를 쓰고 회담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미국 워싱턴에 도착하고 난 뒤 최종 조율 단계에서 미국 측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를 받아 바이든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기로) 결심을 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전 전쟁영웅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한 것을 꼽았다. 행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 옆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기념촬영을 함께 했다.

탁 비서관은 "그것(문 대통령의 자세)은 구상을 할 수가 없다. 상당히 제한적인 장소이고, 우리도 그런 식의 훈장 수여식은 없지 않나"라며 "사진을 찍자는 것도 즉석에서 받았던 제안"이라고 했다. 사전 약속돼 있지 않은,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 애드리브인 점을 강조했다. 탁 비서관은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성품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며 "연출하지 않음으로써 어떤 연출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대대적 홍보전에 나섰다. 25일 이례적으로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한 정부 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한미정상회담 내용들을 설명했다.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중국이 반발하는 대만해협·남중국해·쿼드(Quad) 등의 문구가 명시된 것과 관련,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방송에 출연해 한중 간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는 취지로 적극 진화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이후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방미 성과를 분야별로 각 부처에서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리고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