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檢, 항상 국민의힘 편" 지적에… 김오수 "동의 못해"

입력
2021.05.26 15:30
김용민 민주당 의원 발언에 정면반박
김 의원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 발끈
與, '친정권 인사'에 호통 치는 '진풍경'
김오수 "文정부, 검찰 독립성 더 인정"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은 정권과 관계 없이 항상 현 야당(국민의힘) 편을 들고 있다’는 여당 의원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친(親)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후보자를 향해 여당 의원이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며 호통을 치는 이례적 풍경도 연출됐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여야 의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과정을 언급하며 검찰이 ‘차별적 항소’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똑같이 벌금 150만원을 구형하고 법원은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는데, 이후 검찰은 야당 의원 사건에선 항소를 포기한 반면, 여당 의원 사건에서만 항소했다”며 “이유와 기준이 뭔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가 “구체적 경위를 봐야겠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되려면 반대여야 하지 않나”라고 되묻자, 김 의원은 “내 말이 그 말”이라며 질의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여당이었을 때에도, 지금처럼 야당일 때에도 검찰은 국민의힘 편을 든다”면서 “굉장히 독특한 검찰 문화이고, 국민들이 바라보는 검찰의 잘못된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그 부분은 죄송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며 “정말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자 발끈했다. 그는 “본인은 공정하셨을지 모르지만, (정권과 무관하게) 그동안 검찰권이 야당인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행사된 게 아니냐는 의미인가”라고 따졌고, 김 후보자는 “공정하게 행사됐을 거라 생각하고,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이 대목에서 “함부로 (검찰 전체가) ‘공정했다’고 평가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민들은 그게 불공정하다고 얘기하는데 혼자 공정하다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김 후보자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김 후보자는 “그건 아니고 공정성 논란이 있다는 건 앞서 인정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다만 의원님 말씀 중 ‘야당에 유리하게, 여당에 불리하게’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검찰이 특정 정당을 줄곧 편 들었다고 볼 순 없다는 입장만큼은 유지한 셈이다. 자신을 ‘친정권 인사’로 바라보는 검찰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이전의) 다른 정부보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더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문엔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현재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윤석열) 전임 총장께서 정말 성역 없는 수사를 했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재수사 요구엔 “총장으로 취임하면, 구체적 경위나 상황을 보고받은 뒤 판단하고 (필요하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이상무 기자
최서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