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실현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해달라고 당부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아쉬움과 실망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여영국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5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122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한미회담의 구체적 성과를 설명하며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꼽은 성과는 △남북 대화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기반을 마련한 것 △한미 미사일 지침을 종료함으로써 한미동맹 굳건함을 확인하고 우주산업 발전의 길을 연 것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 것 등이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김기현 원내대표는 "덕담은 따로 드리겠다"며 곧장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도 불구 '백신 스와프'가 성사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백신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물량 확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과 원칙 없는 대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집을 가져도 고통이고, 못 가져도 고통"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주택을 사기도 어렵고,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세금 때문에 어렵다는 취지였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불러온 결과"라고도 했다. 또 코로나19 손실보상법을 마련하는 데 있어 재정당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속 시원한 결단"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선 세금에 의존하는 '통계형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경제 정책의 전면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사 교체도 강하게 요구했다. 김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을 반복적으로 추천해온 인사 라인을 이제는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과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해 "중립적인 인물로 교체해주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게 치러야 한다고 말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