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당연한데..." 부실 급식 저승사자 '육대전'이 칭찬한 '모범 식단'은

입력
2021.05.24 18:00
군 부대 각종 문제 고발 통로 된 '육대전'
해병대 연평부대 격리 병사 식단 올라와 화제
누리꾼들 칭찬하면서도 씁쓸해 해

병사들의 부실 급식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격리 병사를 위한 모범 도시락 사례가 공개됐다.

벌써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부실 급식' 논란은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육대전에서는 지난달 20일 부실한 급식을 받았다는 제보가 올라온 이후 부실 급식 사례를 포함해 군 부대 내 각종 부조리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모범 도시락 제보를 통해 '정성'과 '성의'로 병사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군 부대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육대전' 운영자는 23일 육대전 페이지에 '(해병대) 연평도 카페에 올라온 격리자 백신 사진'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격리자 배식 사진을 20장 넘게 업로드했다.

공개된 사진 속 도시락은 메뉴 구성이 다양하고, 밥과 각종 반찬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해당 도시락들은 해병대 연평부대 소속 우도 경비대에서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글에는 1,700개 넘는 댓글이 이어졌다. 그 중 자신이 연평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병사라 밝힌 이용자는 "도시락을 선임과 후임이 날마다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있다"며 "따뜻한 응원 한 마디 부탁한다"고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렇게 대우해주는 게 당연한데, 이걸 보고 놀라워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취사병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장병들이 격리 중에도 잘 먹고 복귀했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응원의 글을 남겼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최소한 저 정도는 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 칭찬까지 해야하냐" "보여주기 식이 많아서 못 믿겠다" 라며 논란을 제기해 댓글창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모범 식단 사례도 있었다.

한 달 사이 11건에 달하는 부실 급식 제보가 들어왔던 와중에도 격리 병사들에게 질 좋은 식사 한 끼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대가 있었던 것.

지난달 23일 올라온 게시물에서 사진 속 도시락에는 쌀밥과 고기, 각종 나물 반찬 등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해당 도시락은 제17사단 및 제7공병여단에서 제공된 식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취식을 담당한 부대원은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만든 병사들의 식단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이 육대전 게시물의 댓글을 통해 "전역한 친구(병사)가 좋은 취지로 (자신의 게시물을) 제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양관(취사반장)이 된 후에 병사들에게 질 좋은 음식을 해 주고 싶어서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취사병들이 음식을 만드는 데 도움을 많이 줬다"라며 "많은 부대들이 노력해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남겼다.

운영자는 게시물에서 "이렇게 주는 부대들도 있는데 열악한 부대들이 많다는 건 결국 소속 간부가 신경을 덜 쓴다는 뜻이다" "정성의 차이"라고 남겼다.

누리꾼들도 "멋지다. 이 마음 변치 마시길" "참군인이시다. 안 좋은 뉴스들로 걱정이 많았는데 모든 부대가 그렇지만은 않은가보다" 라며 응원했다.

한편 연이은 부실 급식 제보 이후 국방부에서는 부대 급식을 민간 업체에 전면 외주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규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