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직장인 응원 프로젝트! 장류진 작가와 창비가 커피차를 쏩니다.”
지난달 23일, 기업 빌딩이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장류진 작가의 얼굴을 내건 ‘커피차’가 출동했다. ‘커피차’는 보통 촬영 현장에서 응원이나 홍보의 일환으로 사용되는 푸드트럭이다. 연예인들이나 이용할 법한 커피차가 여의도에 뜬 것은 장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의 홍보를 위해서. ‘달까지 가자’가 일확천금을 꿈꾸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타깃 독자가 모여있는 여의도에서 커피차를 통한 맞춤형 홍보를 전개한 것이다.
‘출판 마케팅’은 잘 만들어진 책 한 권이 최종적으로 독자의 선택을 받게끔 만드는 일이다. 서점 진열에서부터 각종 광고 집행까지, 독자의 눈길을 잡아끄는 모든 책에는 이러한 마케팅 요소가 녹아있다. 한정판 표지, 작가와의 만남, 굿즈, 유튜브 광고, 라이브 쇼핑, 동네 책방과의 협업 등 책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 수단이 동원된다. 특히 2010년대 이후 SNS 채널이 다각화되고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독자 만남 등의 대면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온라인 마케팅이 뜨고 있다.
문학동네는 지난 3월 편혜영 작가 신작 소설집 ‘어쩌면 스무 번’을 내며 소설 내용을 토대로 한 추리 게임 ‘어쩌면 이곳은’을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게임을 풀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소설의 내용을 접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어쩌면 스무 번’ 책을 만나게 된다. 그런가 하면, 같은 달에는 천문학자 심채경이 추천하는 음악 목록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 ‘책플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그의 책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홍보의 일환이다.
이 같은 추리 게임과 플레이리스트는 모두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방탈출 게임’, ‘인스타그램’, ‘유튜브 세로 영상’ 등을 활용한 것이다. 이숙재 문학동네 마케팅 부장은 “아무래도 주요 도서 구매층이 3040세대에 머물러 있어, 20대 신규 독자 유치를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문제에 민감하고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MZ세대 맞춤형 마케팅도 최근의 트렌드다. 민음사는 최근 아이패드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독서 노트나 카카오톡 테마 같은 ‘디지털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책을 사면 따라오는 굿즈가 생활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이다. 이숙재 부장은 “책이 '콘텐츠 상품'인 만큼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개별 도서의 스토리를 활용하는 맞춤형 마케팅이 한동안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출판사들 역시 이에 맞춰 마케팅 부서를 세분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