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들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미국 편으로 기울어선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21일 "미국이 한국을 '조미항중(助美抗中 · 미국을 도와 중국에 대항)'에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한국은 자신을 위해 버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대(對)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작 한국의 이익은 주변화되고 있다는 논리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한국 외교의 독립 자주성에 대한 새로운 시험"으로 규정하며 "양국 공동성명은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도 원칙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요한 행위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해선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협박에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명기되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미일 성명에서 대만이 거론된 건 1969년 이후 처음이었다. 환구시보는 "한국을 반중국 통일전선에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급박한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권이 미국의 위협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다른 중국매체들도 한국의 대중국 견제에 동참 여부에 주목했다. 관찰자망은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요구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중국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미국이 한국에게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관영 신화통신 역시 미국의 중국 압박 동참 요구에 대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이번 회담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