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전날 美 상무부 반도체 회의…삼성전자 20조 투자 임박

입력
2021.05.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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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한미정상회담 하루 전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반도체 기업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미국은 반도체 기업을 향해 투자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인데, 삼성전자의 역대급 미국 투자 계획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동맹 구축 힘 쏟는 美

2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오후(한국시간 21일 오전 3시 30분) 온라인 화상 방식으로 반도체·완성차 업계와 반도체 부족에 따른 대책회의를 열었다.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비롯해 삼성전자, 미국 인텔, 대만의 TSMC 같은 반도체 회사들이 참석했다.

지난달 12일 미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확충' 회의가 열린 지 한 달여 만에 미 행정부가 다시 이들 기업들을 불러 모은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국내 기업 중엔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백악관이 회의 직후 "미국에 반도체 추가 제조 능력을 장려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점에 미뤄 이번 회의에선 이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투자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의 경쟁력은 여러분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운을 띄웠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동맹'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TSMC는 미국이 점찍은 반도체 파트너다. 막대한 보조금을 풀어 이 회사들이 미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미국의 구상이다. 미국 의회는 최근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5년간 520억 달러(약 59조 원)를 투입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삼성전자 '20조+알파' 美 투자 임박

다만 지난달 백악관 회의 이후 연달아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미 정부에 보조를 맞춘 TSMC나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이렇다 할 투자계획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TSMC는 애초 투자 계획을 수정해 미국에 짓기로 한 공장 규모를 기존 1곳에서 6곳으로 늘리고, 여기에 더해 3나노 이하의 최첨단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텔은 6개월 안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인 김기남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 갔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직후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김 부회장은 K반도체 전략에 맞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는데, 당시 "대격변을 겪는 지금이야말로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TSMC가 공격적으로 미국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삼성전자 역시 미국 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높이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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