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미군 유해 영혼까지 찾겠다… 북한에 더 많을 것"

입력
2021.05.21 07:10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첫 공식 일정은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전쟁 전사자들이 안장돼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미군 유해 송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은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서 돌려드리고, 최상의 예우를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 미군 유해 발굴하는 대로 송환 중"

문 대통령은 20일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금도 6.25전쟁 당시 찾지 못했던 미군들의 유해를 발굴해서, 발굴하는 대로 미국에 송환하고 있다"며 "마지막 한 분의 미군 용사 영혼까지, 끝까지 찾아서 미국으로 그리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찾지 못한 유해가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특히 북한 지역에는 더 많은 유해가 묻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에는 미군 유해 발굴을 계기로 삼아 북미가 대화를 재개하기를 바라는 바람도 녹아 있다.

듀렘 아길레라 국립묘지 관리국장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서 미국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문 대통령 말에 감사하다"며 "미국에 아직 송환되지 않은 유해가 발굴되어 신원이 밝혀지면 가족들은 송환이 마무리됐다고 느낀다"고 소개했다.


알링턴 묘지는 '한미 혈맹' 상징

알링턴 국립묘지는 '한미 혈맹'의 상징으로 불린다. 문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이곳을 택한 것은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한국전쟁과 1ㆍ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미국 무명 용사들이 안치돼 있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또 문 대통령은 기념패를 기념관 전시실에 기증했다. 기념패는 국군유해발굴단이 발굴한 한국전쟁 참전 미군의 피복류로 만들어졌다. 독수리 문양 단추, 별 문양 단추, 'US'라 쓰인 배지 등이 기념패 제작에 쓰였다. 기념패는 사각주(오벨리스크) 형태로, 겉면에는 한국의 전통문양이, 안쪽에는 불탄 흔적의 문양이 새겨졌다. 한국전 참전용사와 무명용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무명용사와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In Memory of the Unknown Soldiers and their Noble Sacrifices)라는 문구도 담겼다.

듀렘 아길레라 국장은 "한국전 참전용사 유품으로 만들어진 기념품을 보며 가슴이 매우 메었다. 전사자 유품이지만 마치 참전용사가 미국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며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이들이 기념품을 볼 때마다 참전용사들을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묘지에 도착하자 예포 21발 발사로 환영했다. 예포 21발은 외국 대통령 등 국가원수급에 대한 최고의 예우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서울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