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기념관을 20일(현지시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크게 두 축으로 요약된다. ①한국판 뉴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②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꼽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문 대통령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부흥의 시기로 이끌었다"며 "코로나19로 당시와 유사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이 당시 진행했던 정책들을 본받아 한국판 뉴딜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처럼 한국판 뉴딜을 성공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으로 국가적 위기를 겪어 분열하기 쉬운 상황에서 통합을 이룬 대통령"이라며 "대선 때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모델로 제시했었다"고 말했다. 대선 국면이던 2017년 1월 방송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경제 불공정·불평등을 해결하고 우리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한 바 있다.
미국 순방에 동행한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번 방문은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복지 시스템과 기준을 도입하고 통합적 리더십으로 국내 경제 회복을 성공적으로 이끈 루스벨트 대통령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방문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꼽는다. 따라서 이번 기념관 방문에는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공감대를 쌓겠다는 목적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 관한 대화가 두 정상의 첫 만남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정만호 수석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모델로 꼽고 있으며, 미국 행정부도 중산층과 공공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기념관 안내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 손자인 델 루스벨트 미ㆍ사우디 비즈니스 협회장이 직접 맡았다. 루스벨트 협회장은 "문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서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 주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책자를 기념으로 증정했다. 세계인권선언 채택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인 엘리너 여사가 유엔인권위원회의 의장 자격으로 큰 역할을 했다.
워싱턴=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