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불안감 해소' 나선 질병청, "이상 반응 책임진다"

입력
2021.05.20 22:02
20일 오후 온라인서 토론회 개최
정은경 질병청장 등 전문가 참석
"과한 불안 경계... 접종률 높여야"

정부가 최근 60~74세 고령층을 중심으로 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질병관리청은 의료계와 함께 이날 오후 6시 30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모든 것'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 및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 피해조사반, 예방의학·순환기내과 전문의 등이 참석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들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상 반응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중증 이상 반응이 몇 건 발생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접종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 접종률 향상을 도모하는 게 오늘 토론회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과학적 근거로 결정"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 분석과 국내 데이터 계산 등 과학적 근거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기준에 대해 "우리나라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연령 제한 공고는 유럽, 영국과 동일한 분석 사례를 토대로 했다"며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의 데이터로 어느 정도 치명률이 발생할 지를 별도로 계산했고, 이를 토대로 30세 미만은 접종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연관성이 있다며 부작용으로 인정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희귀혈전증) 발생 위험도 극히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상훈 서울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EMA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희귀혈전증의 연관성을 보고했지만 중요한 건 그럼에도 코로나19 예방효과가 크기 때문에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이어 "혈전증이 '음식'이라면 정맥혈전은 '한식' 정도의 개념이고, 특이 부위 정맥혈전은 그 중에서도 '3일 전 배달한 된장찌개 1인분' 정도로 작은 범위"라며 "사람들이 혈전증 발생을 걱정하는 건 3일 전 배달해 먹은 된장찌개로 배탈이 났으므로 모든 음식을 먹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시간적 선후관계가 인과관계는 아냐"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이상 반응에 시간적인 선후관계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인과관계'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현재까지 신고된 자료는 시간적 관련성만 있는 상황"이라며 "독립적 사건인 건지, 접종과 인과관계가 있는 건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국제적 기준에 따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 후 사망・중증 이상 반응 신고 사례의 인과성은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백신 접종과 이상 반응 간의 인과관계 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 교수는 "과거 사례를 보면 백신이 중증 이상반응을 일으킨 적이 있다"며 "백신 접종 전 사망률과 접종 후 사망률에 큰 차이가 없다면 백신 접종이 사망률 증가에 기여하지 않은 것이란 소견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백신 이상 반응,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할 것"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신 이상 반응을 책임지고 보상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지영 보상심사팀장은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 194개국 중 25개국만이 국가 예방 접종 피해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폭넓고 두텁게 피해 보상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이 일어났지만, 인과성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보상에서 제외된 중환자에게도 최대 1,0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의료비 지원 가능 대상자는 소급 적용을 포함해 총 6명이다. 신청 절차를 거쳐 백신 접종 후 나타난 중증 질환에 대해 비급여를 포함한 진료비를 1인당 1,000만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단 기존 기저질환 치료비, 간병비, 장제비는 제외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 4억3,000만원의 일시 보상금을 지급한다. 기존 백신에 대해서는 본인 부담금이 30만원 정도인 중증에 대해서만 보상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30만원 미만인 경증 전액에 대해서도 국가 보상을 진행한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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