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9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 경감을 정부에 공동 건의하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동진 구청장협의회장(도봉구청장)은 20일 제160차 정기회의 후 브리핑에서 “지난 회의에서 오세훈 시장이 제안한 재산세 경감 관련 서울시-자치구 공동 건의는 지금 시점에서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동진 구청장은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 내에서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구청장협의회 의견을 취합하고 건의하는 게 현실적으로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있었고, 재산세 경감에 관한 자치구 간 입장 차이가 있어 하나로 의견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서울시민 50%에 이르는 무주택 서민의 박탈감이나 소외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상대적으로 고가 주택 보유자의 재산세를 인하하는 것이 서민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구청장협의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재산세 경감 방안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구청장협의회에서 재산세 경감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면서 서울시와 자치구가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곳 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오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은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유일해 부동산 세제에 관한 이견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다만 강남·송파·강동·양천·영등포·노원·은평구 등 7개구 구청장은 지난 17일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와 정책 현안회의를 열고 재산세·종부세 완화를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