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민의힘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스타 정치인인 나 전 의원 출마로 당대표 경선이 더욱 달아오르게 됐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이례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주자들은 22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치열한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약점을 보완하려 외연 확장에 나선 중진 주자들과 신선한 모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초선급 주자들의 모습이 대비된다.
나 전 의원은 부처님오신날인 19일 대구 동화사를 찾아 지역 인사들을 만났다.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가장 많은 지역에서 민심을 두루 듣겠다"며 대구를 먼저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오후엔 부산으로 향했다. 서울 출신인 나 전 의원이 영남부터 찾은 것은 영남 당원들이 주도하는 '당심'을 겨냥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원들은) 우리 당의 수난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믿음을 거두지 않고 기다려주신 분들"이라며 "평생 잊힐 수 없다"고 했다.
대구 출신 5선 의원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청년과 호남'을 강조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당대표와 원내대표(울산 출신 김기현)를 영남 중진이 독식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물리치기 위해서다. 주 전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절반을 청년과 호남에 할당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사무총장, 청년대변인 등 임명직 당직에 2030세대를 인선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부산 출신의 5선 조경태 의원은 주말까지 경북 영천과 청도 등을 돌며 대구·경북(TK) 당심 얻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유일한 충청권 주자인 4선의 홍문표 의원도 22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찾아 영남 당심에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3선의 윤영석 조해진 의원은 각각 개헌과 집단지도체제 도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초선급 주자들은 중진 후보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웅 의원은 캠프 사무실 대신 캠핑카를 마련했다. 실내 회의 공간을 갖춘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캠핑카를 "움직이는 캠프"라고 설명하며 "전국을 찾아다니며 당원들을 직접 만날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주자인 김은혜 의원은 앵커, 청와대 대변인 출신답게 메시지 경쟁부터 시작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쇄신'과 '선명성'을 강조한 그는 "나 전 의원의 출마는 인재풀이 고갈됐다는 방증"이라고 저격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하고 있다.
20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예고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특기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고 대중교통으로 전국을 다니며 '뚜벅이' 유세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