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라카메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18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연합훈련은 북한과의 잠재적인 협상카드”라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실기동 훈련의 재개 필요성에 대해서도 “모의 훈련보다 실제 훈련이 더 낫지만 실기동 훈련을 못 할 때 비롯되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게 나의 임무”라고 답했다. “오늘 밤 당장 싸울 준비 태세를 갖춘다는 건 외교적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시공간을 창조해 지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붙였다. 미 국방부 대변인실도 “한미연합훈련의 범위나 규모, 시기는 한미 양국 간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상당 부분 축소된 게 사실이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확산, 3년째 실기동 훈련이 배제된 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시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훈련 강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과 대화의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훈련을 유예하거나 취소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는 시점에 미국이 대북 정책에서 군사적 압박보단 외교적 해결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건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어떤 방향으로 논의될지가 관심사다. 한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나 취소를 미국 측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에 대비해 훈련을 하는 건 군대의 기본이다. 그러나 군사적 준비 태세를 철저히 하면서 한미 양국 군의 상호 신뢰도 높일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대규모 기동 훈련의 조정은 가능한 일이다. 한미정상회담이 국민들 불안을 잠재우면서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묘책을 찾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