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7일 다시 8만 원 선을 내줬다. 지난 14일 2% 넘게 반등하며 '8만전자'를 회복하나 싶더니 외국인 순매도에 짓눌려 1거래일 만에 다시 7만전자로 미끄러졌다. 국내 대장주들의 부진에 코스피도 힘을 쓰지 못하면서 3,150선도 재차 무너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0.62% 내린 7만9,600원에 종료했다. 개인이 3,0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외국인은 2,900억 원, 기관은 12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8일 이후 최근까지 약 한 달 동안 무려 5조 원어치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내던졌다. 같은 기간 2조8,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기관보다 두 배 가까이 더 팔았다.
이때부터 삼성전자는 8만5,000원 선이 붕괴되며 하락세를 이어왔다. 최근 하락세인 대만 증시(-2.99%)가 TSMC(-1.44%) 등 기술주 중심으로 약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덩달아 약화시켰다.
코스피도 0.6% 내린 3,134.52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0.31% 오른 3,163.21에서 출발해 기대감을 키웠지만 대만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 약세에 하락 전환하며 3,150선을 재차 내줬다. 개인 투자자가 7,2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6,000억 원)과 기관(-1,400억 원)이 물량을 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장보다 6.2원 오른 1,134.8원에 마감하는 등 수급 환경도 우리 증시에 불리했다.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설에 지난 14일 주가가 급등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차익실현 매물에 눌려 7.81% 급락했고, SK하이닉스(-0.84%), 현대차(-0.87%), 삼성SDI(-0.48%) 등 대형주들이 줄줄이 내렸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제조 및 품질 유럽 인증 획득 소식을 호재삼아 9.2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