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자산남로 주택가에서 파란색 목줄을 한 앳된 모습의 강아지 두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강아지들은 같은 목줄을 하고 있었고 외모도 비슷한 것으로 보아 같은 집에서 길러진 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인 마산유기동물보호소에 데려가 확인하니 강아지들은 중성화 수술까지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보호자의 관리를 받았던 것을 알 수 있었죠. 하지만 끝내 이들을 찾는 보호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강아지 시절을 보호소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마산유기동물보호소는 통상 열흘인 공고기한이 지나도 안락사를 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보호소로 들어오는 유기동물 수는 갈수록 늘었고, 보호소는 앞서 들어온 유기동물들부터 안락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4개월 동안 보호소에 머문 강아지 자매도 안락사 대상이었죠. 보호소 봉사자들은 안락사를 앞두고 한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양처를 찾았습니다.
봉사자들의 사정을 들은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가 이들 구조에 나섰습니다. 사실 팅커벨프로젝트는 당초 마산유기동물보호소에서 다섯 마리를 구조할 계획이었습니다. 모두 구조하면 좋겠지만 팅커벨프로젝트 역시 수용할 수 있는 선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원래 구조하기로 한 다섯 마리 명단에 강아지 자매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봉사자들은 강아지 자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보고 구조를 호소했고, 그러던 중 서울 팅커벨입양센터에 두 마리가 입양을 가게 되면서 극적으로 강아지 자매를 데려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강아지 자매는 팅커벨 회원들의 공모를 통해 동백이(1세 추정∙암컷)와 꽃잎이(1세 추정∙암컷)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두 자매는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데요. 동백이가 조금 더 적극적이고 사교적이라면, 꽃잎이는 동백이가 하는 걸 보고 안심하고 따라 하는 성격이라고 하네요. 자매의 우애도 깊어 서로 잘 놀고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앉아", "엎드려" 교육도 받고, 배변도 잘 가린다고 해요. 동백이는 산책을 잘 하고, 꽃잎이는 머뭇거리는 편이지만 동백이를 보며 산책에 나선다고 합니다.
삽살개를 닮은 자매견은 귀여운 외모에 애교 많은 성격까지 갖춰 팅커벨프로젝트 활동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준비된 반려견이지만 덥수룩한 외모에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입양센터에 온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입양문의조차 없다고 합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동백이와 꽃잎이가 좋은 가족을 만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며 "보호소와 입양센터가 전부인 이들에게 세상이 낯설고 무서운 곳이 아닌 즐거운 곳이라는 걸 알게 해줄 평생가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입양문의: 팅커벨프로젝트 hdyc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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