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15일 착륙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23일 발사한 지 10개월 만이다. 중국 탐사선이 우주 행성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건 처음이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화성 탐사에 나서게 됐다. 미국을 뛰어넘으려는 중국의 ‘우주 굴기(崛起ㆍ우뚝 섬)’가 본 궤도에 올랐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탐사선이 이날 새벽 1시부터 정지궤도에서 하강을 시작해 3시간 지난 4시쯤 분리돼 착륙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톈원 1호는 중국이 독자 개발한 최대 운반로켓 창정(長征) 5호에 실려 우주 공간에 진입한 뒤 지난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해 이후 석 달 가까이 착륙을 시도하며 선회했다. 중국은 2011년 화성궤도선 잉훠(螢火) 1호를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어 발사했지만 지구 궤도를 벗어나지 못해 실패한 전례가 있다.
중국은 톈원 1호가 △포괄적인 화성 관측 및 탐사 △화성 표면 착륙 △화성 환경 탐사 등 3가지 목표를 동시 달성하는 세계 최초의 탐사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화성을 조사하고, 화성 표면에 내리고, 화성 곳곳을 누비는 것이다. 미국이 그간 각각 나눠서 수행해온 임무를 중국은 단 한 번의 발사로 해치우는 셈이다. 톈원 1호는 궤도선과 착륙선, 탐사차량(로버)으로 구성되는데 탐사선이 화성 궤도에 진입하면 착륙 모듈이 작동해 행성 표면에 접근한 뒤 탐사차량이 최종 임무를 수행한다. 톈원의 총 무게는 5톤에 달한다.
중국이 지난해 발사 전날 공개한 탐사차량은 높이 1.85m, 무게 240㎏으로, 바퀴 6개와 태양전지판 4개를 탑재해 시속 200m로 이동할 수 있다. 다스펙트럼 카메라, 지표면 침투레이더, 기상 측정기 등 6가지 과학장비를 장착했다. 3개월간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지하 100m 아래의 얼음층을 확인하고 화성 토양과 지질, 대기 특성 등을 파악하는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동시에 궤도선은 고도 265~1만2,000㎞ 사이 화성의 극타원궤도를 돌며 1년 동안 관측 조사에 나선다. 중국은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성 지질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중국은 2016년 행성 탐사계획을 발표하며 화성 탐사 재도전에 나섰다. 지구에서 3억2,000만㎞ 떨어진 화성은 대기가 희박하고 지형이 복잡한데다 지구에서 원격 조종이 불가능해 탐사 위험과 난이도가 높은 행성으로 꼽힌다. 인민일보는 “중국 최초로 외계 행성 착륙에 성공했다”며 “이는 중국 우주사업 발전의 중대한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톈원’은 ‘하늘의 진리를 묻는다’라는 의미다. 기원전 3세기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취위안(屈原)의 시 제목에서 따왔다. 우주 탐사 같은 과학적 진리를 추구하는 것은 멀고도 험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로켓 개발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4월 24일 ‘항공 우주의 날’을 맞아 행성 탐사 프로젝트의 이름을 톈원으로 정했다. 중국 정부는 “끝없는 우주를 탐험하고 젊은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