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백신 파트너십' 정상회담서 결실 맺도록

입력
2021.05.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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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은 11일 백악관에서 만난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 필요성에 공감한다. 이 사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우리 질병관리청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간의 백신 스와프(미국의 백신 여유 물량을 상반기에 먼저 들여오고 하반기 우리 도입 백신을 미국에 돌려주는 것)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체결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꾸준히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추진하는 등 백신 수급난 해소를 시도했으나 미국 정부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답답하던 차에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신 협력 논의가 급진전되는 것은 고무적이다. 백신 스와프가 체결될 경우 미국이 보유하고 있고, 국민의 선호도가 높은 화이자나 모더나의 도입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백신 수급 상황 안정은 물론 백신 기피 현상도 완화시킬 수 있어 조기에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백신 확보에 총력대응했던 만큼 정상회담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외교적 노력을 쏟아붓기 바란다.

국내 바이오업체의 미국 백신 위탁생산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점도 반갑다. 한국지사 설립을 추진 중인 미국 모더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사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인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생산까지는 수개월이 걸려 국내 생산분을 당장 접종하지는 못하겠지만, 위탁생산이 이뤄진다면 변이 바이러스용으로 개발이 용이한 mRNA 백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기술력을 공인받는 셈이기도 하다. 정상회담이 양국 간 긴밀한 ‘백신 파트너십’을 맺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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