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4 주택 공급 대책' 추진으로 하락세로 접어드는 듯했던 서울 주택매매시장의 소비심리지수가 3개월 만에 되살아났다.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재건축 예정단지가 몰린 지역에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14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129.8로 조사됐다. 정부가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한 2월을 기점으로 두 달간 하락세를 이어 오던 매매심리가 반등한 것이다.
소비심리지수는 전국의 거주가구와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동향을 물어 산출한 지표다. 0에서 200 사이의 값으로 표현되고 △하강(95 미만) △보합(95 이상 115 미만) △상승(115 이상) 각 3단계로 세분화된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재건축 예정단지가 몰린 지역 인근의 매매심리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월에는 소비심리지수가 보합3단계나 상승1단계였던 강남구, 서초구, 도봉구, 노원구 등이 지난달 들어선 모두 상승2단계에 진입했다.
이들 지역에선 신고가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전용면적84.41㎡)는 8억5,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1년 전보다 2억6,000만 원이 뛰었다. 13일엔 압구정 현대1차(전용면적 161.18㎡)가 지난해 말 거래 대비 12억7,000만 원 오른 53억7,000만 원에 팔렸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관계자는 "정부의 '2·4 대책' 발표로 잠시 꺾였던 서울 주택시장의 소비심리가 '4·7 보궐선거' 이후 다시 확대됐다"며 "재개발·재건축이나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매매심리가 강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3월 131.6에서 지난달 128.4로, 수도권은 135.5에서 133.1로 떨어졌다. 비수도권(124.0)의 소비심리도 전월 대비 3.9포인트 하락했다.
전세시장은 두 달 연속 보합 국면을 보였다. 지난달 전국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110.4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06.8→106.7 △경기 111.7→110.3 △인천 122.2→120.5 △비수도권 112.7→110.9 로 소비심리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