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본색’ 류현진 3승... "무너졌던 밸런스 찾았다"

입력
2021.05.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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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전 7이닝 1실점 쾌투... 한·미 통산 160승

류현진(34ㆍ토론토)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로 호투하며 시즌 3승을 수확했다.

토론토는 13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인터리그 원정 경기에서 4-1로 역전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시즌 3승째(2패)이자 한ㆍ미 통한 160승(한국 98승, 미국 62승)을 거뒀다. 7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면서 탈삼진 6개를 곁들여 1실점(5피안타 1볼넷)만 했다. 최고 구속 91마일(약 146㎞)을 기록한 직구 30개(32%)를 비롯해 체인지업 25개(27%) 커터 22개(23%), 커브 17개(18%)를 고르게 던졌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보다 직구에 힘이 붙었고 커브가 좋았다. 커브를 많이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말. 그러면서 “커터는 구속을 조금 줄이더라도 움직임이 많도록, 슬라이더에 가깝게 던지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평균 자책점도 종전 3.31에서 2.95로 낮췄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는 지난 4월 8일 토론토전(7이닝 2실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지난달 26일 탬파베이전 3.2이닝 무실점, 7일 오클랜드전 5이닝 4실점 등 그간 불안함을 이날 완전히 날렸다. 5회를 제외하고는 매 이닝 선두 타자를 잡으며 압도했다.

류현진은 5회말 선두 타자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먼저 실점했다.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3구째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이 콘트레라스의 어퍼 스윙 궤적에 정확히 걸렸다. 하지만 후속 타자를 땅볼과 뜬공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고 볼넷을 하나 내주긴 했지만 프레디 프리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에는 2사 후 2루타를 맞았지만 역시 후속 타자를 뜬공으로 잡아냈다. 7회는 공 11개로 세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잡아내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완성한 뒤 8회초 공격에서 대타로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타일러 쳇우드와 AㆍJ콜이 1이닝씩 나눠 맡으며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다시 류현진으로 돌아왔다”면서 “투구 수가 적었고 덕분에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 팀에 좋은 현상이었다”라고 칭찬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린 장면에 대해서는 “상대 라인업과 세 번째 대결이었지만 류현진이 편하게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토론토 타선은 중후반까지 상대 투수진의 호투에 눌렸지만 4번 타자 에르난데스가 연타석 홈런으로 류현진의 승리 도우미 역할을 했다. 먼저 0-1로 뒤진 6회초 2사 2루에서 마커스 시미엔이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7회에는 에르난데스가 선두 타자로 나가 바뀐 투수 루크 잭슨의 초구를 통타해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에르난데스는 9회초 1사 1루에선 2점짜리 좌월 쐐기 홈런으로 4-1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지난 몇 경기 구위가 좋지 않았는데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오늘은 중심을 뒤에 두려 노력했는데 밸런스가 잘 맞았다”라고 호투 비결을 꼽았다. 인터리그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타석에도 섰는데 2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오랜만에 타석에 오르니 재밌었다. 원래 타석에 서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다만 연습 때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 아쉽다”라며 웃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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