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첫 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비대면 쇼핑 호황에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불어난 덩치만큼 적자가 다시 커지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쿠팡은 상장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이 격화됐고 음식 배달 등 신규 사업 투자 계획까지 줄줄이 앞두고 있어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쿠팡은 1분기 매출 42억 달러(약 4조7,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24억 달러)보다 74% 증가, 역대 1분기 매출 중 가장 높다.
매출 증가는 활성 고객이 늘어난 효과다. 활성 고객은 단순 앱 설치 고객이 아니라 물건을 한 번이라도 결제한 고객으로,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1,604만 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1% 늘었고 지난해 말(1,480만 명)보다 120만 명이 증가했다. 활성 고객 1인당 구입액은 262달러(약 30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적자 규모는 매출 증가폭을 훨씬 상회하며 불어났다. 1분기 영업적자는 2억9,500만 달러(약 3,300억 원)다. 지난해 1분기보다 180% 급증했다. 쿠팡은 2018년 1조 원이 넘었던 적자를 2019년 7,205억 원, 지난해 5,504억 원까지 줄이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적자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쿠팡은 적자 확대 원인으로 상장 관련 비용을 꼽았다. 1분기에 주식 보상 비용으로만 8,700만 달러(약 979억 원)를 지출했다. 여기에는 쿠팡이 정직원뿐 아니라 물류센터 계약직 직원까지 포함해 1인당 약 2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 증여한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주목할 점은 폭증한 판매관리비다. 1분기 판매관리비는 9억9,982만 달러(약 1조1,300억 원)다. 지난해 1분기(5억393만 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늘어나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한 물류센터 추가를 비롯해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에 따른 기술 비용, 채용 확대로 인한 인건비 등이 수직 상승한 결과다.
쿠팡은 상장 후에도 충북과 전북, 경남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핀테크 사업 육성, 음식배달 앱 쿠팡이츠 서비스 확장, 택배업 진출에 따른 배송기사 및 차량 확대 등으로 공격적 투자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쿠팡은 매출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쿠팡은 "1분기 실적은 우리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견고한 성장률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별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2.54% 하락한 3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