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무대 설치 않고… 한국포럼, '제로웨이스트' 행사로 진행

입력
2021.05.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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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최된 2021 한국포럼은 '지구의 미래, 한국의 미래'란 기후변화 주제에 맞춰 행사도 친환경 콘셉트로 치러졌다.

우선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인위적 구조물 사용은 최대한 억제했다. 무대를 화려하고 웅장하게 설치할수록 행사가 끝나면 철재와 목재, 플라스틱, 아크릴판, 스티로폼 등 쓰레기가 대량 배출된다. 그러나 이번 주제가 '지속 가능한 지구'이고, 올 초부터 기획기사 등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만큼 2021 한국포럼은 행사를 위한 별도 무대를 설치하지 않았다. 대신 개최 장소인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의 옛 석유저장탱크 외벽을 살린 야외무대를 그대로 이용함으로써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행사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지 않고 안내 패널도 최소화했으며 팸플릿도 일반 종이가 아닌 친환경 크라프트지를 사용했다.

코로나 방역 안전 차원에서 별도의 다과 제공 없이 꼭 필요한 사람에 한해 생수만 제공했다.

지금까지 언론사 포럼은 주로 시내 대형호텔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2021 한국포럼은 주제에 맞게 생태공원인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됐다.

원래 이곳은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서울시민의 한 달치 비상용 석유(약 6,900만L)를 보관하기 위해 지어진 석유비축기지였다. 총 5개의 대형석유탱크로 구성됐다. 그러나 석유 수급 안정으로 긴급 용도가 줄어든 데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인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안전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폐쇄됐으며, 이후 2013년 시민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현재와 같은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하게 됐다. 코로나 이전까지 각종 공연과 전시가 연중 개최됐으며, 가족 단위 시민휴식공간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한국포럼 본행사가 열린 T2는 경유탱크를 개조한 곳으로, 야외무대와 그 아래 실내 공연장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 화석연료시대를 대표하는 공간, 지금은 생태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한 공간에서 탈탄소 시대를 향한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대응 솔루션을 찾는 한국포럼을 개최한 것 자체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에너지위기 시절 지어진 장소에서 기후위기 행사를 기획한 혜안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송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