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5개월 만에 하루 2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제주국제대학교 운동부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학교, 다중이용시설 등으로 번지면서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하루 2,322명의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도내에서 24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인원이 816명으로 늘었다. 제주지역 1일 신규 확진자 수로는 올들어 최대치이며, 역대 다섯 번째다.
이달 들어 도내 확진자의 접촉자로 감염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5월 신규 확진자 102명 중 73.5%인 75명이 제주지역 확진자의 접촉자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제주국제대학교 운동부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다중이용시설을 매개로 지인 모임, 학교, 직장 등 다양한 일상 공간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확진자 수가 4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24명 가운데 12명은 제주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달들어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학 측은 대면 강의를 전면 중단하고 24일까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도내 고등학교 학생 확진자와 접촉자 등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교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현재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는 총 15개교로 확인됐다. 일부 학교는 전체 원격수업을 실시하거나, 학년별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제주중앙고 8명, 오현고 1명, 중앙여고 1명 등 총 1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 방역당국은 공공부문부터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수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 소속 공직자는 이날부터 사적 소모임과 오후 9시 이후 모임은 물론 경조사 참석도 금지된다.
방역당국은 또 감염 발생 빈도가 높은 도내 노래방과 PC방, 호프집,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영업시간 제한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적용한다. 도는 현장점검반을 확대 운영해 방역수칙 위반 상황을 중점 점검하기로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민간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검사 역량을 확대하겠다”며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의 철저한 준수를 재점검해 달라”고 말했다.